대한불교 조계종 제13대 종정(宗正)에 동화사 조실이자 대종사인 진제(眞際·77. 사진)스님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조계종 원로회의는 14일 오후 2시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정추대회의를 열고 진제스님을 임기 5년의 제13대 종정으로 추대했다.
종정추대회의는 원로회의 의원 22명, 총무원장, 중앙종회 의장, 호계원장 등 재적의원 25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날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제스님을 20분 만에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진제스님은 추대 직후 조계사 대웅전으로 이동해 헌향과 삼배를 마친 뒤 총무원장 등 종단 부·실장스님으로부터 하례를 받았다.
원로회의 사무처장 덕문스님은 브리핑에서 "진제스님이 단독으로 추천됐고 곧바로 만장일치로 추대됐다"며 "추대식은 현 종정예하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25일이후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정은 조계종단의 법통을 상징하는 정신적 지도자로 종단 최고의 권위를 갖는다. 법어를 통해 불가와 세속에 가르침을 전하지만 종무 행정을 이끌지는 않는다.
다만 종정은 조계종 '큰 어른'이라는 남다른 상징성 때문에 그동안 최고의 선승(禪僧)이 추대됐다. 성철 스님을 비롯해 효봉·청담·고암·서옹·서암·월하·혜암스님 등이 종정을 역임했다.
현 종정인 법전스님은 2002년 당시 종정이던 혜암스님이 입적하면서 추대됐고 2007년 재추대돼 연임하는 중이다.
1934년 경남 남해 태생인 진제스님은 '남진제 북송담'으로 회자할 정도로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선승이다. 지난 9월에는 뉴욕의 유서 깊은 리버사이드교회에서 대법회를 열어 한국 불교의 위상을 높이는 등 불교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1953년 해인사에서 출가한 진제스님은 석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이어 1958년 해인사에서 구족계를 수지했고 1967년 향곡 선사로부터 법을 물려받아 경허-혜월-운봉-향곡 선사로 이어지는 정통 법맥을 이었다. 석가여래부촉법 제79대 법손(法孫)이다.
1971년 해운정사를 창건해 조실을 맡고 있으며 1994년부터 동화사 금당선원, 1996년 조계종 기본선원의 조실도 겸한다.
'돌사람 크게 웃네(石人大笑)', '石人(석인)은 물을 긷고 木女(목녀)는 꽃을 따네'와 영문 법어집 '오픈 더 마인드, 시 더 라이트(Open the Mind, See the Light)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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