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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추모 헌시 '그대들은 푸른 단비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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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3. 6. 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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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령을 기리는 6월은 한의 달이다.

 

제58회 현충일 추념식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 전국 충혼탑 등에서 일제히 거행됐다. 전국 관공서와 공공기관 등은 조기를 달고 애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념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3부요인, 정당대표, 헌법기관장, 국가유공자단체장, 참전유공자, 시민, 학생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추념식은 오전 10시에 울린 사이렌에 맞춰 1분간 묵념을 하고 헌화 분향, 추모 영상 상영, 추모 헌시 낭송, 추념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배우 김혜자 씨가 추모 헌시 '그대들은 푸른 단비가 되어'를 낭송했다.

 

- 당신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남자라면 군대는 필했습니까. 현충일 추모헌시 '그대들은 푸른 단비가 되어'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한많은 삶의 이야기입니다. 그분들의 희생이 있기에 지금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헌시를 소개합니다.

 

 

그대들은 푸른 단비가 되어 / 곽민관

 

비가 내리는 유월이 오면

그대들의 신음이 들립니다

비좁은 어깨로 책임을 짊어지고

사그락대는 풀소리에도

잠 한번 들지 못했던 그대들의

비명이 들립니다

 

때로는 비관하고

때로는 저주했을 그 운명

민들레 씨앗처럼 사라지고

하루살이처럼 고통스러웠을 그 운명

 

비가 내리는 유월이 오면

그대들의 신음이 들립니다

사그락대는 바람소리에도

잠 한번 들지 못했던 그대들의

눈물이 보입니다

 

하루하루 전우의 얼굴이 뒤바뀌고

매시간 포탄구덩이를 메우는 주검과

눈 깜빡이면 날아드는 포화 속에

그대들은 천 갈래 만 갈래 찢ㄱ나가

유월의 비가 되었습니다

 

그대들을 보낸 어머니는

뒷마당에 또독이는 빗방울에

황급히 문을 열어보고

모진 주름만 늘어가셨습니다

 

밤이면 뒤척이다

허전한 옆자리에 눈을 뜬

그대의 아내는

모진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젖도 떼지 못한 갓난아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방긋 미소만 지었지요

 

그대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직도 가파른 산등성이에 매달려

지천으로 메아리치는 비명이 들립니다

 

헐벗은 민둥산의 구덩이 속에서

그대들의 설움이 들립니다

 

울지 마소서 호국영웅들이여

빗방울이 된 그대들은

메마른 강토를 적시고

푸른 생명을 피워냈습니다

초근목피에 헐벗은 가족을 감싸안고

그들을 배불렸습니다

 

포탄에 벗겨진 민둥산을

부드러이 꽃 피우고

수많은 아들, 딸에게

꿈의 그릇을 물려주었습니다

 

부디, 울지 마소서 호국영웅들이여

그대들이 잠든 대지에서

그대들을 기억하는 우리들이

그대들에게 한없는 축복을 드리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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