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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일기-'자비도인' 수월선사1

암자일기

by 문성 문성 2010. 1. 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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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흔적을 세상에 거의 남기지 않은 근대의 고승, 수월(水月) 선사(선사의 진영.1855-1928)도 일자 무식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국 근대 선풍의 중흥조 경허(鏡虛)선사의 맏이로 그의 법을 이어받았다.  그는 자신을 거의 나타내지 않았고 오직 자비행만 실천하면서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다 떠났다.

당초 스님은 경허의 친형인 태허(太虛) 성원(性圓)에게 계를 받았다. 후에 경허에게 법을 배워 혜월(慧月)과 만공(滿空)과 더불어 경허가 자랑하는 ‘세 개의 달(月)’ 중 큰 제자다.

수월의 법명은 음관(音觀). 충남 홍성군 신곡리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머슴살이를 했다. 그의 성이나 이름도 확실하지 않다. 그 자신도 단 한번도 자신의 신분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전한다.

그는 29살에  홍성 연암산 천장암(天藏庵)을 찾아 출가해 성원 스님의 제자가 되었지만, 배우지 못한데다 머리까지 둔해 불경을 한 자도 외우지 못했다. 이에 지친 태허 스님이 수월에게 부목과 공양주 소임만 3년간이나 맡겼다. 워낙 머리가 둔해 다른 일을 시킬만 한게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그를 바보로 평가하고 함부로 대했다.


33살이던 어느 날 부처님 사시 마지를 가지고 법당에 갔다. 마침 부전스님이 천수경을 외고 있었다.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 사다바야 ....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사바하."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천수경을 듣는 순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한번 듣고 모두 기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머리가 나빠 그토록 바보라며 구박만 받았는데 442자인 천수경을 한 번 듣고 다 외우고 만 것이다.

 

이 때부터 스님은 밥을 짓거나 나무를 하러 가거나 오직  천수경을 외우며 생활했다.


어느 날, 밤늦게 태허 스님이 방앗간 앞을 지나는데 물레방아는 돌아가는데 “쿵 쿵”하는 방앗공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상한 생각에 방앗간을 들여다본 태허를 깜짝 놀랐다.

수월이 돌확 속에 머리를 박고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물레방아는 돌아가도 방앗공이는 멈춰 있었다. 태허가 수월을 급히 끌어내자 방앗공이는 ‘쿵’하며 내려왔다. 태허는 느끼는 바가 있어 그날 수월에게 법명과 사미계를 내려 정식으로 출가를 인정했다. 그리고 동생 경허를 법사로 정해주었다.


이날부터 수월은 용맹전진에 들어갔다. 방에 들어간 수월은 문을 걸어 잠그고 천수경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사흘.... 문밖으로 밤낮가리지 않고 천수경 외는 소리만 들려 왔다.

 

그로부터 7일째 되는 날. 수월이 방문을 박차며 뛰어 나왔다.

"스님, 잠을 쫓았습니다."

 

식음을 끊고 ‘천수경’를 암송한 수월은 마침내 깨닫음을 얻었다. 그가 머물던 방에서 방광(放光)이 일어 절 아래 사람들이 산불이 난 줄 알고 뛰어 올라오기도 했다.

 이때부터 수월은 한번 보거나 들은 것은 결코 잊지 않는 불망념지(不妄念智)를 얻었다. 그후 수마를 이길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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