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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일기-'전진도인' 혜월 선사1

암자일기

by 문성 문성 2010. 1. 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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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던 시절 정혜사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충남 예산 덕숭산 정혜사에 어느 날 새벽에 도둑이 들었다. 워낙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이라 절에 도둑이 든 것이다.


도둑은 뒷발꿈치를 들고 조심 조심 공양간에 들어가 쌀을 들어냈다.  쌀을 지게에 지고 일어서려 했건만 기운이 없어 일어서지 못해 쩔쩔 맸다. 

“이거  큰 일 났네. 다시 한번 힘을 써 보자”

그래도 지게를 지고 일어설 수가 없었다. 한동안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지게가 번쩍 들리는 게 아닌가. "이상하네 "
도둑이 뒤롤 돌아보니 한 스님이 서서 지게를 밀어 주고 있었다. 도둑은 기겁을 했다.
뒤로 나자빠지며 스님에게 잘못했다며 빌었다. 하지만 그 스님은 인자한 미소를 띠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 조용하게나.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 지게를 지고 내려가게. 그리고 먹을 것 떨어지면 또 오게나”

 

그 스님이 바로 천진도인으로 불리는 경허 선사의 둘 째 제자 혜월 선사(.사진.1862∼1927)다. 수월과 만공과 더불어 경허 선사의 세 달중의 한 스님이 혜월 선사다.

그는 충남 예산군 덕산면 신평리에서 철종 13년(1862년)에 태어났다. 속가의 성은 신(申)
씨다.  집안이 가난해 배우지 못하다가 12살 때 친척이 스님으로 있는 덕숭산 정혜사로 출가했다. 그 곳에서 3년 동안 행자로 일하다 15살 때 사미계를 받고 혜명이라는 법명을 얻었다.  그러다가 친척 스님이 환속하는 바람에 21살 때 경허 선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그 때부터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23살 때 경허로부터 보조국사 지눌의 '수심결'(修心訣)을 배웠다. 이때 '수심결' 서두에 인용한 중국 임제 선사의 법어인 "네 눈앞에 항상 뚜렷하여, 홀로 밝고 형상없는 그것이라야, 비로소 법을 말하고 법을 듣느니라"라는 대목에서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라는 큰 의문이 일어났다.

더욱이 스승인 경허가 한 "알겠느냐? 어느 물건이 설법하고 청법하느냐? 형상이 없되 뚜렷한 그 한 물건을 일러라"라는 법문을 듣고는 더욱 의문이 깊어만 갔다.


이 날부터 혜월은 자나 깨나 오직 일념으로 정진한지 1주일이 되던 날, 짚신 한 켤레를 다 삼아놓고 마지막으로 신골짚신을 틀에 넣어 두드려 모양새를 고르기 위해 '탁'하고 망치로 치는 순간, '한 물건'의 깊은 뜻을 깨달았다.


이에 혜월은 경허에게 달려가 자기가 깨달은 경지를 낱낱이 이야기 했다. 경허선사는 그에게 화두와 공안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했으나 혜월은 아무런 걸림이 없었다.


이에 그가 29세 되던 해 봄 경허는 제자에게  혜월이라는 법호와 함께  전법게를 내렸다.


일체 법을 알려고 한다면(了知一切法)/

자기 마음속에 아무 것도 가지려 하지 마라(自性無所有)/

이와 같이 법의 성품을 깨치면(如是解法性)/

곧 노사나 부처를 보게 되리라(卽見盧舍那)/

세상의 법을 버리고  생사 초월한 도리 부르짖으니(休世諦倒提唱無生印)/

청산 다리 한 관문으로 서로 발라 부치노라(靑山脚一關以相塗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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