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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일기-만공선사1

암자일기

by 문성 2010. 1. 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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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의 막내 제자인 만공 스님은 사찰중창 불사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그런가 하면 용성 스님은  역경(譯經)과 포교에 따를 사람이 없었다. 또한 경허의 둘째 제자인 천진도인 혜월 스님은 어디를 가나 개간을 해 '개간도인'으로 불렸다. 이 세 고승을 당시 사람들은 3대 걸승(傑僧)이라고 일컬었다.


 

만공은 본관이 여산(礪山)송씨(宋氏)이다. 어릴 적 이르은 도암(道巖)이다. 법호가 만공이고 법명이 월면(月面)이다.

그는 1871년(고종 8년) 3월 7일 전라북도 태인군 태인읍 상일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신통(神通)이고, 어머니 김씨 사이에서 맏이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신령한 용이 구슬을 토하자 황홀한 광명을 발하는 태몽을 꾸었다고 한다.


13살 때 금산사에 가서 과세(過歲)를 하면 장수한다는 말을 듣고 부모를 따라 금산사에 갔다가 마음에 감동을 받아 출가를 결심했다. 하지만 집에서 말리는 바람에 이듬해 밤중에 집을 나와 전주 봉서사와  송광사를 거쳐 동학사(東鶴寺)로 출가하여 행자생활을 했다. 그해 10월 동학사에 왔던 경허선사를 따라 서산 천장사(天藏寺)로 가서 공양주를 맡아보다가, 12월 8일 경허의 형인 태허(泰虛)를 은사로 경허를 계사로 삼아 사미계를 받았다. 이 때 월면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경허 스님과 제자인 만공 스님의 일화는 듣는 이에게 웃음과 더불어 마음공부를 하게 해 준다.

어느 날 경허를 따라 시주길에 나선 만공은 바랑이 무겁자 스승에게 간청을 했다.

“스님, 잠시 쉬었다 가시죠”
앞서 가건 경허가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그래, 그러면 내가 네 짐을 무겁지 않게 해 주마”
만공은 스승이 자기 바랑은 대신 들어 주려나 생각했다.  하지만 경허는 그게 아니었다.
 


경허스님은  물동이를 이고 지나가던 동네 아낙네를 뒤쫒아 가더니 느닷없이 아낙네의 두 귀를 잡더니 "쭉"하며  입을 맞추는 것이 아닌가.
물동이를 이고 가던 아낙네는 불시에 스님한테 입술을 빼앗겼으니 기절초풍할 지경이었다.  이 여인의 비명을 지르자 마치 마을 앞에 나와 서 있던  동네 장정들이 가만 있을리 없었다. 이들은 몽둥이를 들고 소리쳐며 달려 왔다.

“저 놈들 잡아라”

잡히는 날에는 몰매를 맞게 생긴 것이다. 
만공은 죽을 힘을 다해  "걸음아 나 살려랴" 하며 도망을 쳤다.
한참 뛰다 뒤를 돌아 보니 뒤쫒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한 숨을 돌린 만공이 경허에게 물었다.

“스님 왜 그런 짓을 하셨습니까”

경허스님이 대답했다.

“야 이놈아 다 네 다리 때문이다. 아직도 그 바랑이 무겁느냐”
 그 순간 만공은  " 이 세상의 모든 일은 마음의 장난’이라는 사실을 깨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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