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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익는 6월... 참 옹골지네

전원일기

by 문성 2019. 6. 2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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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옹골지다. 매실 수확하는 재미가 그렇다.

비록 매실 크기는 시장에서 파는 매실에 비해 작지만 자연이 주는 무공해 선물이다. 진난 봄에 비료를 준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뿌린 게 없다. 그 흔한 제조제도 하지 않았다.

엊그제까지 2-3일 간격으로 텃밭에 올라가 매실을 수확했다. 심은 지 5년만이다. 지난 3월 어설픈 솜씨로 매화 가지치기를 했다. 초보여서 내심 걱정을 했다. 용감한 가지치기로 나무를 아예 망친 건 아닐 까. 그런데 3월 말 매화 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매실을 거의 수확하지 못했다. 지인들에게 매실 37개 수확했다고 말할 정도다.

올해는 예상보다 열매가 많이 달렸다. 수확하기 전 텃밭에 올라갔더니 낙과(落果)가 많았다. 거센 바람에 매실이 우수수 떨어진 것이다.

인터넷에서 매실 수화 시기를 확인했다. 중부지방은 6월 중순부터 수확하라고 했다.

매실 크기가 500원 짜리 동전 크기로 자라면 따라고 덧붙였다. 그 글을 읽고 텃밭에 가서 매실 크기를 재 보니 다수 매실이 동전보다 작았다. 매실이 더 자랄 것 같지 않고 바람이 불어 큰 놈만 골라 땄다.

그게 한 바구니 가득했다. 그냥 놔둘 수 없어 아내와 매실청을 담그기로 했다. 일부는 매실 장아찌를 만들었다. 아내가 물로 깨끗이 씻어 말린 뒤 칼로 조각을 내 통에 넣었다. 그 위에 설탕을 뿌렸다.

그 다음날부터 수시로 텃밭에 올라가 남은 매실을 아내와 수확했다. 인근 하나로마트에 가서 설탕을 사왔다. 매실청을 담그기 위한 설탕이다. 우선 씻은 매실은 말려 통에 넣고 매실과 설탕 비율을 11로 넣었다.

다 담근 후에는 그늘진 곳에 매실통을 갖다 놓았다. 숙성한 매실청은 친척과 지인들에게 한 병 씩 나눠 줄 생각이다. 이미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수확하는 즐거움 못지 않게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에, 나누는 일도 기쁘다.  

매실을 수확하면서 거듭 자연에 감사한다. 내년 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거름을 매실나무에 뿌릴 생각이다. 아무 조건없이 수확의 기쁨을 듬뿍 준 텃밭에 대한 내 도리다.

사람과 자연은 소중한 상생의 동반자다.. 농사는 자연에 대한 감사이자 수확하는 보람과 그걸 나누는 즐거움이다. 목가적(牧歌的)이긴 하나 녹음 짙은 서울 근교 산자락에 등대고 살면서 뒤늦게 텃밭 농사를 통해 깨닫는 나만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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