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자일기-인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한다. “제법종연생(諸法從緣生), 제법종연멸(諸法從緣滅)” 법화경에 나오는 경구다. ‘모든 법이 인연따라 생겼다가 인연이 다하면 없어진다‘는 뜻이다. 길상암에 요양할 때 그곳에는 아이들이 많았다. 이른 바 결손가정의 아이들이었다. 가슴아픈 사연을 숙명처럼 가슴에 묻고 사는 아이들이다. 거의 부모가 이혼했거나 아니면 사생아로 태어난 아이들이었다. 심지어 부모 얼굴조차 모르는 기구한 팔자의 아이도 있었다. 당시에 중,고생 등 4명이 살았다. 중학생은 합천에서 학교를 다녔고, 고등학생들은 대구나 창원 등지로 내보내 학교를 다니도록 했다. 평일에는 아이들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다. 산사에서 읍내에 있는 학교에 갈려면 일찍 일어나야 했고, 저녁이면 늦게 돌아왔다. 그런 산사가 시끌벅적하는..
암자일기
2010. 6. 30. 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