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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269>-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에 강봉균 임명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3. 6. 2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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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틀 후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 측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김 당선인이 ‘직접 만나자’는 전화였다. 차기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강봉균 정보통신 장관(사진)은 김 당선인과 안가(安家)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강 장관은 김 당선인을 멀리서만 봤지 악수도 한번 한 적이 없었다.

김 당선인이 그런 강 장관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지만 나는 강 장관을 잘 압니다. 지금 IMF상황입니다. 나라를 위한 일이니 나를 좀 도와 주시오.”

“저 말고 유능한 사람이 많습니다.”

“부탁입니다. IMF사태를 극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강 장관은 김 당선인의 요청을 거듭 사양했다. 하지만 김 당선인의 “나라를 위한 일”이라는 계속된 설득을 더 이상 뿌리칠수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강 장관이 말문을 열었다.

“정 그러시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시 수 많은 사람들이 권력 핵심부에 들어갈려고 치열한 로비와 경쟁을 벌였지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은 일찌감치 강 장관으로 내정된 상태였다고 한다. 김 당선인인 강 장관을 직접 낙점했다는 게 김중권 실장의 증언이다.

 

김 당선인이 일면식도 없는 강 장관을 정책수석으로 점찍은 것은 강 장관의 탁월한 업무 능력과 소신 때문이었다. 강 장관은 경제기획원 시절부터 일 잘하고 똑똑해 이석채(현 KT회장), 한이헌(청와대경제수석 역임, 현 한국디지털고등학교 교장)과 ‘기획원 트로이카’로 불렸다. 특히 아이디어가 많아 ‘꾀주머니’라는 별명도 얻었다.

 

2월 10일 오전10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은 국정운영을 최측근에서 보좌할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6명, 경호실장을 일괄 발표했다.

 

비서실장에는 김중권 당선인 비서실장, 선임수석인 정책기획수석에는 강봉균 정보통신장관, 공보수석에는 박지원 당선자 대변인(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을 각각 내정했다. 경제수석에는 김태동 성균관대교수(정책기획수석. 금융통화위원 역임. 현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내정됐다.

 

강 장관의 발탁은 파격 인사였다. 현 정부의 장관을 차기 정부가 청와대 수석으로 데려가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당장 김 당선인 가신 그룹과 당(黨)에서 격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누가 강 장관을 추천했나. 그 사람이 정권창출에 기여한 게 뭐 있는가”

이런 내부 반발은 김 당선인이 강 장관을 직접 만나 설득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금새 조용해졌다.

 

김태동 경제수석 내정자는 지난 92년 대선때부터 김 당선인의 경제정책에 대한 자문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학문과 사회활동을 통해 보인 개혁지향적인 성향이 김 당선인의 경제개혁 목표와 부합한다는 점이 발탁배경이었다.

 

대통령 비서실은 ‘권력의 꽃’이자 권력 핵심이다. 대통령 비서실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들의 집합체지만 그 파워는 막강했다. 국정 파악과 확인, 각 부처 애로사항 해결과 부처간 이견 조정, 대통령에 대한 건의 등이 수석들의 기본 임무였다.

 

새로 짠 청와대 수석진은 무엇보다 김 당선인을 도와 IMF체제로 대변되는 경제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위기돌파 참모진'이라고 김 비서실장 내정자가 설명했다.

김 실장 내정자는 인선기준에 대해 “전문성과 개혁성, 도덕성, 지역안배 등을 고려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이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발탁되자 정통부 직원들은 모두 반겼다. 차기 정부에서도 정보통신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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