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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오현스님 입적에 "막걸리 한 잔 올린다"

청와대. 총리실

by 문성 2018. 5. 2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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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사진. 청와대)이 27일 강원 신원사 조실인 오현(무산) 스님의 입적 소식에 막걸리 한잔 올린다며 스님의 삶을 기렸다오현 스님은 지난 26일 승납 60, 세납 87세로 신원사에서 입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가에서 마지막 무애도인으로 존경받으셨던 신흥사와 백담사 조실 오현 스님의 입적 소식을 들었다저는 그의 한글 선시가 너무 좋아서 201624<아득한 성자><인천만 낙조>라는 시 두 편을 페이스북에 올린 적이 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이제사 털어놓자면 스님께선 서울 나들이 때 저를 한 번씩 불러 막걸리 잔을 건네주시기도 하고 시자 몰래 슬쩍슬쩍 주머니에 용돈을 찔러주시기도 했다물론 묵직한 화두도 하나씩 주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언제 청와대 구경도 시켜드리고, 이제는 제가 막걸리도 드리고 용돈도 한 번 드려야지 했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됐다얼마 전에 스님께서 옛날 일을 잊지 않고 <아득한 성자> 시집을 인편에 보내오셨기에 아직 시간이 있을 줄로 알았는데, 스님의 입적 소식에 아뿔싸!’ 탄식이 절로 나왔다고 썼다.

 

문 대통령은 스님은 제가 만나 뵐 때마다 늘 막걸리 잔과 함께였는데, 그것도 그럴듯한 사발이 아니라 언제나 일회용 종이컵이었다살아계실 때도 생사일여, 생사를 초탈하셨던 분이셨으니 허허하시며 훌훌 떠나셨을 스님께 막걸리 한잔 올린다고 전했다.

 

<아득한 성자>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은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되었는데도

나는 살아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 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인천만 낙조>

 

그날 저녁은 유별나게 물이 붉다붉다 싶더니만

밀물때나 썰물때나 파도 위에 떠 살던

그 늙은 어부가 그만 다음날은 보이지 않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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