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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불견 청와대 홍보수석실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3. 5. 1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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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불견이다. 

진실을 규명하는 게 아니라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 이전투구 양상이다.  

 

대한민국 권력의 핵심부인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행태가 그렇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놓고 벌어진 처리 과정을 보면 모두가 수준 이하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대통령의 입이다. 홍보수석실에는 홍보기확관과 대변인, 국정홍보, 춘추관장이 속해 있다. 누구보다 사실에 충실해야 한다. 대통령의 말한마디라도  국민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게 이들의 책무다. 대통령의 말은 곧 통치행위다. 그런만큼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토씨 하나라도 정확히 국민에게 전해야 하는 곳이다.

 

이번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의혹 처리과정을 보면 누가 사실을 말하는 지 국민만 헷갈린다. 청와대 대변인의 어처구니 없는 설추행 의혹도 기가 막히지만 그 이후 벌어진 진실게임 양상은 더 국민을 어이없게 만든다.

 

진실을 하나인데 이를 홍보수석과 윤 전 대변인의 말은 전면 배치됐다. 진실을 규명해 의혹을 밝히기는 커녕 논란만 확대시켰다. 홍보수석은 “윤 전 대변인 귀국을 지시한 일이 없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홍보수석 지시를 받아 귀국했다”고 했다.

누구 말이 맞는 가. 청와대에서 상하관계였던 두 사람은 마치 전쟁터에서 마주 선 적장을 보듯 상대를 향해 진실의 비수를 던지고 있다.누군가 한 사람은 거짓이다. 이들은 사실을 다루는 게 임무였다.  

 

 

사건 처리 과정도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은 8일 오전 인턴 여성의 경찰 신고 사실을 처음 전해 듣고 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할지 말지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대변인이 관련한 사건을 홍보수석이 직접 나서 처리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말처럼 국격에 관한 추문이다. 대통령 일정 때문에 그럴수도 있지만  대통령 대변인이 관련한 사건을 아랫 사람에게 맡긴 것은 적절하지 않다. 홍보수석의 책임회피다. 주미 대사관과 전문가들이 협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홍보수석실 기강도 말이 아닌게 만천하에 드러났다.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한 청와대 대변인이 시간을 쪼개 사용하는 엄중한 그 시간에 인턴여성을 데리고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홍보수석실도 하루 일과가 끝나면 관계자가 모여 그 날 업무를 리뷰하고 이튼날 일정을 검토했다.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이 인턴 여성을 데리고 술마시러 다닐 동안 홍보수석은 뭘 했는지 모르겠다. 해외에 나가면 수행원은 자유방임인가. 홍수석의 조직 장악력에 문제가 있다.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한다. 이건 뭘 의미하는가. 국내에 남아 국정을 총괄한 청와대 비서실장은 관계자회의에서 뭘 논의했는가. 청와대 비서실의 정무적 판단력과 국정을 총괄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청와대가 제대로 상황관리를 못했다는 증거다. 

 

 

성추행설로 인해 국격이 추락했음에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당사자인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을 잘못이 없다는 태도다. 문화적인 차이라는 것이다. 홍보수석이나 윤 전 대변인이 대통령에게 사과한다고 한 대목도 뒷말이 많다. 홍보석은 지난 10일 밤 윤 전 대변인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국민과 대통령에게 동시 사과한다고 말했다. 홍보수석이 대통령에게 사과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야당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청와대는 조속히 진실을 규명하고 풀어진 공직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윤 전 대변인 사건외에 방문단과 관련한 이런 저런 뒷말이 나오는데 이도 조사해 잘못된 일은 바로 잡아야 한다. 잘못을 놔두고 시간을 끌면 논란만 더 커진다. 홍보수석실은 내부 위기관리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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