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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부르는 말(口是福門)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3. 7. 1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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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과 혀는 화(禍)와 근심의 근본이며 몸을 망하게 하는 도끼와 같다."

 

명신보감 언어편에 나오는 말이다. 말을 삼가하라는 경구다.

 

요즘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이 꼬리를 문다. '귀태'에서 '유대인 학살'로 가더니 최근에는 "너무 빨리 뺐다"는 성희롱 발언으로 번졌다. 

 

입은 잘못 놀리면 화를 부르지만(口是禍門) 잘쓰면 복이 들어오는 문이 된다((口是福門). 

사용하기에 따라 화가 되고 복이 되기도 한다. 결정권자는 화자다.

 

하지만 민주당 일부 의원은 세치 혀를 잘못 놀려 스스로 화를 부르고 있다. 자신은 옳은 말 했다고 하겠지만 결과는 반대다. 자신은 몰론이고 민주당까지 처지를 어렵게 만든다. 

 

정치는 말로 한다. 자신의 정치 포부도 미래상도 말로 제시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 그런만큼 국회의원의 말은 정치 수단이다. 정치인이 말을 잘한다는 것은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것과 같다.

 

 

민주당 전 원내 대변인이었던 홍익표 의원은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라는 생경한 단어로 박정희 전대통령을 비난했다. 이 귀태는 곧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그는 원내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그 바턴을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넘겨받아 13일 홍준표 경남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조치를 나치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에 비유했다.

 

14일에는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까지 논란에 가세했다. 그는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 박씨 집안은 안기부, 정보부와 그렇게 인연이 질긴가. 이제 끊어달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당신’이라고 말해 청와대가 반발하기도 했다. 새누당은 이 의원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신’이란 의미를 놓고도 한차례 공방이 오고갔다.

 

 

16일에는 민주당 임내현의원이 다시 사고를 쳤다. 이번에 성희롱 발언이었다. 그는 남녀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서부 총잡이가 죽는 것과 붕어빵이 타는 것, 처녀가 임신하는 것의 공통점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답은 ‘너무 늦게 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에 17일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늦었다. 새누리당 여성위원회는 17일 "국민앞에 무릎 꿇고 사죄를 해야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누가봐도 성희롱 발언이다.  

 

물론 막말 정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막말이 넘쳤다.

그때마다 국민의 따가운 시선과 질타를 받았다. 그런데도 막말이 끊이지 않은 것은 남보다 튀려는 이유 때문이다. 국민의 주목을 끌기 위해 발언의 수위를 높이다 사고를 치고 여론의 역풍을 맞는다. 

 

막말은 정치 파행을 불러오고 국민의 정치 혐오를 낳은다. 천냥 빚도 한마디 말로 갚는다.글씨는 고쳐 쓸 수 있지만 한번 한 말은 지울수가 없다.

 

세치 혀를 잘못 사용하면 화를 부르고 몸을 망치는 도끼나 같다. 

이치에 맞지 않거나 거친 말은 안하는 게 상책이다. 의원들은 한마디 말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입과 혀는 복을 부르기도하지만 잘못 놀리면 화를 불러 들이는 문이 되고 만다. 말로 사는 정치인들이 특히 명심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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