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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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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2. 3. 2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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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칭 푸른 기와집. 청와대는 국정운영의 중심이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관은 아무나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권위주의 정권까지만 해도 청와대 비서실은 인재들의 집합소였다. 각 분야의 최고 엘리트들이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그들에 대한 신원조회도 엄격했다.

 능력과 인품은 물론이고 집안에 작은 문제가 있어도 비서실 근무는 불가능했다. 당시  청와대 근무는 출세의 보증서였다. 같은 과장이라도 청와대 과장은 일반 부처 과장보다 직급이 한단계 높았다. 부처 과장이 서기관이면 청와대 과장은 부이사관급이었다.

권위주의 정권시절에 청와대는 몇가지 불문율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무명(無名)원칙이다. 이름이 없었다. 당연히 말이 없었다.  비서는 입이 없다는 원칙에 충실했다.

청와대 근무자는 자긍심이 대단했다. 사회에서도 그들을 높이 평가했다.  비서관이 지금처럼 기자앞에 나서는 일도 없었다.  자칫 말한디라도 잘못하면 대통령에 부담을 줄 수 있었고 정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인 불법사찰의 핵심인 이영호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사진)이 증거 인멸 의혹에 대해 "내가 '몸통'이니 나에게 책임을 물어 달라"고 밝힌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당장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다음은 입이 없어야 할 비서관이 비리의 몸통이 자신임을 스스로 밝혔다는 점이다. 그는 개인이 아니다. 대통령 비서관이 불법사찰의 몸통이라고 고백하고 나섰으니 그렇다면 청와대가 불법사찰을 했다는 말이 된다. 기가 막힐 일이다. 청와대에 불법사찰의 몸통이 근무했다니. 

 

이 전 비서관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과정에서 자료 삭제 지시와 증인에 대한 금품 제공 사실을 시인하며 증거 인멸이나 증인을 회유하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하드디스크 자료 삭제에 대해 "정부의 중요 자료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며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2000만원을 준 것은 선의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MB정부의 노동정책을 총괄했다. 그의 기자회견은 고함 회견 아니면 만취회견이었다. 전후 사실을 차분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고함으로 일관했다. 그의 기자회견은 내용이나 형식 모두 수준 미달이었다. 의혹을 풀기는 커녕 반대로 의혹만 부풀려 놓았다.  

청와대 비서관은 대통령의 분신(分身)이다. 이 전비서관은 1급이었다. 공무원들이 능력으로 올라갈 수 있는 종착지다. 그 윗선인 차관이나 장관은 정치적인 자리다. 비서는 전결권이 없다. 그는 자신이 불법사찰의 몸통이라고 외쳤지만 그것을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는 정무적 판단력도 없었다. 그의 기자회견을 본 사람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저런 사람이 대통령을 보좌했으니..." 하며 혀를 끌끌 찼다. 청와대 비서관으로서 그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러니 사안마다 MB정부가 구설에 오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청와대 비서관은 호통치는 자리가 아니다.  국민 앞에 나와서 고함치는 그가 공무원들을 어떻게 대했을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청와대 비서관은  공적인 사명감에 투철해야 한다. 정국을 읽는 날카로운 시각도 가져야 한다. 

어느 날 대선에서 당선에 기여했다고 청와대비서실에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청와대 비서관이 잘못하면 대통령의 부담이고 국가의 혼란이다. 앞으로 함량 미달의 사람이 청와대 비서실에 들어가 불법사찰의 몸통이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