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타락하고 있다. 군자가 사라진 정치판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학식이 높고 행실이 어진 이가 군자(君子)다.
군자가 정치를 해야 한국 정치가 바로 선다. 요즘 정치판에 그런 인물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군자는 사라지고 온통 소인배와 꼼수가 득실대는 정치판이다.
총선을 앞둔 우리 정치판에 그나마 수박씨만큼 남아 있던 염치마져 사라졌다. 정치란 게 상대가 있지만 최소한의 양식은 갖추고 금도를 넘지 않아야 한다.
요즘은 기본이 안된 인물들이 국민의 대변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이들을 상품으로 치면 하자가 있는 불량품이다. 정당들은 국민한테 이런 불량품을 사라고 난리법석이다.
상품에 불량품이면 반품을 해야 한다. 반품은 하지 않고 그냥 사라고 하면 양심불량이고 도덕 불감증의 소유자다. 기준 미달의 후보자라면 잘못 공천한 두 당의 지도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 공천을 취소시켜야 한다. 어느 지역 유권자가 불량품을 국회로 보내고 싶겠는가.
두 당의 행태는 어이가 없다. 정도를 외면하고 있다. 제 잘못은 눈감고 남의 잘못만 들춰내 상대를 공격하는 일이다. 제 잘못은 외면하고 남의 잘못만 부각시키는 짓은 소인배 정치요 꼼수 정치다.
민주통합당 모 후보는 막말 파문의 주인공이다. 나는 동영상에서 그가 한 말을 듣고 귀를 막았다. 정상인이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는 상식 수준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인터넷 방송에서 말한 성적 표현과 노인 폄하 발언을 입에 담기조차 어려웠다. 그런 사람이 국민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나서 표를 달라고 외치고 있다. 그가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가.
또 한사람. 새누리당 모 후보. 대학 교수 출신인 그는 석사와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했다. 그는 정치판에 안 들어왔으면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역시 국민의 대변자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자격 미달이다. 그는 아직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부산은 여당의 텃밭이어서 뭉개자는 심산인가.
두 당의 태도는 당당하지 못하다. 비겁하다. 명색히 정권을 쥐겠다는 정당들이다. 잘못했으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야당은 여당 후보자의 과거 성희롱 발언을 문제삼아 공천을 박탈토록 한 적이 있다. 그에 비하면 민주통합당 모 후보자의 발언은 막말이다. 속된 말로 자신이 하면 로맨스오 남이 하면 불륜인가. 이런 의식을 가진 정당이 집권한 들 뭐가 달라질까.
두 당은 서로 상대가 잘못한 일이 발생하면 상대에게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그랬던 그들이 왜 자신들의 잘못에는 눈감고 먼산 쳐다보는가. 제 눈에 든 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눈에 든 티끌만 보는 것이나 같다. 이래 놓고 양당이 도덕성과 국민 눈높이 정치를 말할 수 있는가.
잘못 공천해 놓고 바로잡지 못하는 정당이나 잘못 한 일에 책임지지 않는 후보자나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정당이 스스로 잘못을 바로 잡지 못하면 유권자들이 표로 이들을 심판해야 한다. 군자가 사라진 한국정치의 미래는 암울하다. 정말 등불이라도 켜고 군자를 찾아 투표장을 다녀야 하는가. 타락 정치를 막으려면 군자를 국회로 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