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자만인가. 안이한 대응과 친박측근들이 화를 키웠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리더십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일주일 전만 해도 생각조차 못했던 일이다. 152석. 새누리당의 총선 성적표다.
기대이상의 큰 승리다. 새누리당은 19대 의석 과반수를 넘었다. 이번 총선은 박근혜 비대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을 높였다. 선거를 통해 여권의 최강자임이 확인됐다. 청와대측도 박위원장의 눈치를 본다는 말도 나왔다.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기쁨도 잠시, 곧이어 '김형태·문대성 당선자'의 문제가 불거졌다. 문제는 처리방식이었다. 대응 과정을 보면 새누리당이 과연 변했으며 신뢰의 정치를 하는지 의심이 든다. 혹시 과거 고질병이 재발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일단 당선되고 나면 국민은 뒷전이고 자기들 권력 유지를 위한 주판알 튀기는 악습이다.
국민은 새누리당이 문제가 있는 인사들에 대해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주목했다. 해당인사들의 즉각적인 출당은 물론 보다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선거중 새누리당은 문제 인사에 대해 즉각 강력하게 대응했다. 공천권을 취소했다. 그 바람에 금배지 달기 일보직전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적지 않다. 그들도 다 나름대로 할 말이 있는 사람들이다.
성폭행 미수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 당선자는 18일 오전 "본인의 불행한 가정사로 인해 발생한 일로 더 이상 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탈당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은 1석이 줄었다. 이에 반해 문 당선자는 탈당을 거부했다. 탈당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했건만 느닷없이 입장을 바꿨다. 논물을 표절한 잘못이 없고 박 위원장의 의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당 사무처 직원을 만난 후 태도가 돌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탈당하겠다던 문 당선자는 왜 입장을 바꿨는가. 문 당선자는 공천 전에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친박영남 핵심인사가 밀어붙였다는 말도 있다. 그는 누구인가. 포항의 김 당선자도 경북지역 친박인사가 추천했다는데 그는 누구인가.
지금 새누리당은 읍참마속의 자세로 과감한 혁신을 해야 한다. 1석에 매달려 만에 하나 당의 쇄신 기조가 해이해졌다면 대선은 필패다. 무슨 낯으로 다시 표를 달라고 할 것이며 그런다고 국민이 표를 주겠는가.
친이수장인 이재오 의원이 "부패하거나 파렴치한 전력이 있는 사람을 주위에 두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타당한 말이다. 이번 대응 잘못은 반박이나 비박측의 친박공격 빌미가 될 것이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정당이 안주하면 승리의 저주가 시작된다. 정치는 버리는 정치를 해야 한다. 부패와 기득권, 불평등이 있다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새누리당의 가장 큰 적은 기득권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안이함을 버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웰빙 정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인물들이 친박이라는 이름으로 박 위원장 주변을 맴돈다면 재앙이다. 박 위원장은 친이니 친박이니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호가호위하는 인물이 있다면 과감하게 물리쳐야 한다.
박근혜 위원장은 독한 마음을 먹고 결단해야 한다. 당명까지 바꾼 마당에 왜 혁신과 신뢰정치, 도덕정치에 머뭇거리는가. '1석' 때문에 더 이상 우물쭈물 할 때가 아니다. 국민을 보고 혁신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일이 대권의 지름길이다 이번 뒤늦은 대응은 결국 박위원장의 리더십에 상처를 냈다. 두고 두고 뒷말이 나올 것이다.
새누리당이 우물쭈물하다 사태를 키웠다. 우유부단의 댓가다. 매 맞고 바로 잡아 본 들 얻을 게 없다. 지금 새누리당에 승자의 저주가 시작됐다. 2002년 이회창 대세론의 악몽이 다가 오고 있다. 과감한 세대 교체로 혁신을 해야 새누리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