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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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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2. 10. 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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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일생을 논리(論理)속에서 살았다.

 

기자회견이나 상대 설득을 앞두고는 어김없이 서울 동교동 지하 서재에 묻혀 자신의 논리를 세웠다. 논리가 타당하고 누구와 논쟁해도 지지 않을 확신이 서야 비로소 입을 열고 행동했다. 그게 지나쳐 논리가 그의 행동을 제약할 정도였다는 게 과거 동교동 비서 출신 인들의 증언이다. 실제 그는 논리대결에서 밀린 적이 없다.요즘 국회에서 자주 듣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도 그의 작품이다. 

 

기자들은 “DJ의 말은 받아 적으면 그대로 기사가 된다”고 했다. 그는 치밀함과 논리로 대통령 4수(修)끝에 대권을 거며쥐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21일 오후 3시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을 보면서 "왜 저런 회견을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수준 이하 내용의 회견이다.  기자회견은 자신의 입장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지지를 얻기 위한 자리인데 그의 회견은 그 반대였다.

 

첫째는 논리 설계에 실패했다. 법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박후보가 정수장학회 일에 직접 관여하는 것에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또 그가 그 일에 관여한 적도 없다. 그럼에도 정수장학학회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는 예고까지 했다면 더 이상 논란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켰다. 새로운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결국 안한 것만 못한 회견이 됐다.박 후보의 논리 설계는 실패했다.

 

두번째 박 후보의 정치력과 리드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회견 전 재단측과의 물밑 대화를 통해 최소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했다. 다들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후보의 회견직후 최필립 이사장은 자신은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혀 예상밖이다. 대선에서 지면 최 이사장이 그자리를 지킬수 있을까. 어림도 없는 일이다. 사전 조율도 안된 상태에서 한 회견으로 인해 박 후보나 측근들의 정치력과 현실판단력에 의문만 갖게 했다. 이런 리드십으로 대권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세번 째 박 후보는 사실관계를 잘못 알았다. 회견 말미에 바로잡긴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회견 준비가 치밀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측근의 보좌도 수준 이하다. 정당성과 논리를 다투는 일에 사실관계가 잘못되면 그 논리는 설득력을 잃는다. 새누리당에는 법률전문가가 많다. 이들과 논의만 했더라도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네번 째 박 후보와 당은 따로 놀았다. 대선에서 후보의 문제는 후보 개인의 일이 아니다. 당연히 박 후보와 당은 일체다. 사전에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어야 했다. 대선은 덧셈의 싸움인데 새누리당은 그게 아니다. 당 따로 후보 따로 이런 조직으로 대선이란 전투에서 이길 수 있나. 한심한 조직이다.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조순형 전 의원은 지난 9일 “새누리당의 대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면서 그 윈인은 “ 박근혜의 1인지배 체제와 박후보의 리드십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수장학회와 관련해서도 해법을 제시했다.

 

이 일은 지난번 역사인식 논란과 흡사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도도 못 막는 기가 막히는 상황이 됐다. 박근혜는 아직도 변하지도 않았다.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고 하지 않던가. 불통의 원칙은 고집으로 비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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