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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에서 '아름다운 단일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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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2. 11. 1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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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에서 '아름다운 단일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시 박원순과 안철수 단일화를 모델로 생각할 수 있지만 서울시장과 대통령 선거는 차원이 다르다.   

 

권력은 부자간에도 형제간에도 나눌 수 없다. 그런 권력을 무슨 기부나 자원봉사 활동하듯이  미소 띠며 한 사람에게 몰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치판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아마츄어들의 순진한 희망사항이다. 아니면 국민 시선을 끌어모으기 위한 일종의 '정치쇼'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정치판에 뛰어든 후 처음 '배신의 쓴 맛'을 톡톡히 봤다. 그로선 실망감이 클 것이다. 안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측의 ‘구정치 행태’를 문제삼아 단잉화 협상을 중단했지만 결국 그가 말한 '정치개혁''정치개혁''새정치' 길이 순탄치 않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얻은 것도 있다.

 

양측이 내건 ‘아름다운 단일화’는 애시당초 실현 불가능한 구호였다. 권력을 놓고 벌이는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에서 아름다움이란 기대할 수 없다. 권력의 얼굴은 앞에선 선하지만 돌아서면 악마다. 앞에선 악수하고 돌아서면서 비수를 꺼내드는 게 정치집단이다. 정당은 기본적으로 정권을 잡는 게 최고의 가치다. 

 

그런데 아름다운 단일화라니. 추한 단일화라고 해야 옳다. 듣기 좋고 국민에게 신선함을 주지만 지지세(勢)를 가진 두 후보 간에 물밑에서는 치열한 암투가 벌이질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안철수 후보측은 울화가 치밀었을 것이다. 민주통합당과 페어플레이를 약속했건만 “후보양보론” “당원 동원령”“안후보측근 공격” 등이 언론에 나도니 “구태 정치”라며 울컥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판에서 이정도는 약과다. 

 

이쯤에서 우선 안 후보는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하는 정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고 이를 인정해야 한다. 이런 것이 정치판의 실상이다. 재벌회장들이 아무리 중소기업과 상생을 다짐해도 저 밑에 있는 계열사 간부들은 들은척 시늉만 하고 경영 실적을 올리기 위해 별짓을 다한다. 양측 캠프에 가 있거나 정치인들은 상대가 뭐라건 일단 자신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는 게 목표다. 말로는 페어플레이를 주장하지만 뒤에서는 전쟁이다.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자기 후보가 이겨야 지신들도 권력의 덕을 보는 까닭이다. 지는 자는 말이 없고 오직 승자만이 모든 걸 가질 수 있다.

 

안 후보는 기존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뭐가 잘못됐는가. 왜 부산대 강연에서 청중이 확 줄었는가. 자신의 정치혁신 방안은 국민에게 먹혔는가. 전력 재검토는 자신이 아닌 국민의 눈으로 봐야 한다. 구름잡듯 말하는 정치개혁 구호에 국민 피로감은 없는가.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갈 길을 제시해야 한다. 무소의 뿔처람 혼자 정치개혁의 기수로 묵묵히 걸어갈 것인지 아니면 민주통합당과 단일화를 추진할 것인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 후보 등록이 촉박한 지금 이런 갈등이 오래가면 결국 서로를 향해 할게 삿대질 뿐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안 후보의 권력의지다. 어떤 경우에도 좌절하거나 후퇴하지 않는 강력한 권력의지를 가져야 단일화 협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정치판은 도박판보다 더 탐욕이 넘치는 곳이다.  적과 동지가 없는 막가는 인사들이 모인 곳이 정치권이다.

 

그가 민주통합당의 구태를 지적하면서 시간을 끌면 국민으로부터 “아니 정치판이 원래 그런 곳일줄 몰랐느냐”고 비아냥댈 것이다. 안 후보는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통찰력으로 새롭게 대권고지에 도전해야 한다. 정치는 세력이다. 조직없이 국민의 호응만으로 대권을 거머질 수는 없다. 잘못하다간 사람만 우습게 되고 만다. 거듭 말하건데 정치판에 '아름다운 단일화'는 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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