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단 장군들의 권위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나사 풀린 일부 군 장성들의 안보불감증이 불러온 자해 행위다.
장군들이 안보 위기상황에서데 골프장에서 '굿 샷'을 외치고 있었다니. 이 시각 경계근무에 투철한 부하 장병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 장군들의 행태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안보가 위중한 시기에 군이 골프치고..."라고 화를 내도 장군들이 할말이 없다. 변명아니면 사죄외에 다른 말이 뭐 있나.
한번 가정해 보자.
만약 군 출신 대통령 재임시절, 남북한 안보 위기 상황속에 국방부 관계자나 장군들이 '희희낙낙'하며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면 어떻게 됐을까.
국방부는 초상집이 돼 난리가 났을 게다. 그 즉시 국방부장관이나 참모총장은 대통령한테 불려가 쪼인트를 까였을 것이다.“뭐하는 장관이고 총장이냐. 지금 제 정신이냐”라는 질책과 골프친 장군들은 곡소리가 났을 것이다.
군 기강은 어느 정권아래서나 칼날 같이 살이 있어야 한다. 그게 군 집단이다.
지난 주말 남북한 안보 위기 속에 국방부 관계자와 장군들이 골프를 쳤다. 평시도 아니다. 이건 안보불감증의 극치다. 나사 풀린 장성들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조치를 취할까. 이도 박 대통령의 통치 관전 포인트다.
북한은 ‘핵 불바다’ ‘제2의 조선전쟁’ ‘핵 선제타격’을 언급하고 전투동원태세 명령을 내린 상태다. 북한은 11일 오전 판문점 직통전화를 차단했다. 더욱이 11일 한미 연합 '키 리졸브'(Key Resolve) 연습이 시작됐다.북한은 정전협정 완전 백지화를 주장하며 대남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키 리졸브 연습은 지휘소 중심의 훈련으로 이달 21일까지 계속한다. 어디에서 어떤일이 터질지는 알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이른바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을 찾아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행위도 즉각 무력화할 수 있는 한·미 연합태세를 갖춰주길 바란다"고 외교안보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관저에서 밤늦게까지 북한 동향을 보고받았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24시간 가동시키고 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최근 며칠째 청와대에서 숙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로서는 첫 남북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어느 집단보다 기강이 서 있어야 할 국방부 관계자와 군 장성들이다. 이들이 주말인 9일과 10일 군 골프장인 태릉골프장을 골프장을 찾아 골프를 즐겼다. 매일경제 신문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군 전용 골프장인 태릉골프장에는 새벽부터 군 고위 간부들에게 지급되는 ‘국’자와 ‘육’자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다수 골프장을 찾았다고 한다. 육군 준장과 국방부 소속 장성급 간부와 대령급 간부 등이 골프를 치러 왔다는 것. 골프장 등록 명단을 확인한 결과 이날 태릉골프장을 찾은 사람은 약 30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은 현역 군인들이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11일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군 골프 관련 보도에 대해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고 오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밝혔다”고 전했다. 철석같이 믿었던 군이 이 정도라면 남북한 위기 이전에 내부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이다. 안보불감증이 이 정도라면 국가 안위는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가. 청와대로서는 심각한 사안이다.
평상시라면 군인들이 주말에 체력단련 차원에서 골프를 즐기는 게 문제될 수 없다. 그걸 탓하는 게 아니다. 문제는 국가 위기 상황에 별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대거 골프를 쳤다는 점이다.
골프를 친 장성들과 국방부 고위 관료의 처신은 부적절했다. 군 기강 해이의 전형이다.
'유비무환'의 군은 군기를 먹고 사는 조직이다. 전쟁 위협이 제기된 마당에 누구보다 비상 대기해야 할 군 장성들이 골프장에 나간 일은 묵과할 수 없다.
청와대는 별들의 골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정권 이양기를 맞아 풀어진 군 기강을 확실하게 바로 세워야 한다. 이 정도 사리분별력도 없는 장군이라면 군 지휘관으로서도 자질부족이다. 골프만 보이고 안보 위기는 뒷전인 한심한 장군들이다. 그 시각, 최전방에서 경계근무에 여념이 없는 부하 장병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가. 일벌백계는 장군들한테도 적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