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속 터진다" 연속 사고다. 입만 열면 사고치는 장관들. 감동없는 장관들의 언행. 장관들의 점수 까먹기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럴 때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나. 또 당사자들은 어떤 처신을 해야 하는가.
연초부터 박근혜 정부 장관들. 정말 왜 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알면서 하는 언행인가, 아니면 몰라서 그러는가. 아무튼 혀를 찰 일이다.
장관들이 입만 얼었다하면 국민 속을 뒤집어 놓는다.
주는 것도 없이 말로 사람 열불나게 하는 별난 재주를 가진 장관들이다.
말이란 게 한 번 밖으로 나오면 주워담을 수가 없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 빚 갚기는커녕 장관들이 국민의 화만 돋우니 참 기가 막힐 일이다.
현호석 경제부총리는 지난 22일 사상 초유의 카드사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의 금융당국 책임론에 대해 “어리석은 사람이 무슨 일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 “우리(카드 사용자들이)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고 말해 국민의 공분을 샀다. 정보제공에 동의 안하면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그는 몰랐다. 여야에서 그를 사퇴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사퇴압박이 거세지만 그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대통령의 경고를 받았건만 묵묵부답이다. 대단한 몰염치의 배포다. 대통령조차 어리석은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도 그는 태연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최근 공직자들의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불신을 키우고 있어 유감”이라며 재발 시 문책하겠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개인의 입장을 강변한다면 국민 마음에 더 상처를 주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앞으로 공직자 모두가 정말 국민을 위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일해주기를 바라면서 이런 일이 재발할 시에는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고위 공직자들의 신중한 ‘언행(言行)’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그 말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이번에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사진.연합뉴스)이 사고를 쳤다.
윤 장관은 설 연휴인 지난 2월 1일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한 여수 삼일동 신덕마을 현장을 찾았다. 주민을 위로하고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는 관계 공무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간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는 악취에 코를 막고 주민들 앞에 나타난 것. 윤 장관은 방제 현장을 뒤늦게 찾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처음에는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고받아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며 “현장에 직접 와보니 보고받은 것보다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보고 내용이 잘못됐다는 말이다. 축소보고를 했다는 의미다.
설날 ‘기름 지옥’을 경험한 피해 주민들 앞에서 기름 냄새를 피하려 손으로 코를 막고 입을 가리는 장관을 본 주민들은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다. 그곳에 사는 주민들도 있는데 코를 막다니. 더욱이 사고가 심각하지 않다면 장관이 뭐하러 왔는가. 심각했으니 총리가 장관에게 현장에 내려갈 것을 지시한 것이다.
윤 장관의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때도 구설에 올랐다. 인사청문회 때는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모른다 장관’이란 말을 들었다.
이런 장관들에 반해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신중하다. 절제와 정제된 발언만 한다. 화법도 단문식이다. 그런만큼 박 대통령이 말을 잘못해 구설에 오른 적은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말실수로 구설수에 올랐던 것과는 딴판이다. 대통령은 말로 인해 구설에 오리지 않는데 정작 장관들이 언행을 잘못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사고치는 장관들이다.
장관들이 구설에 오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국민 삶과 괴리된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한마디로 현실을 모르니 엉뚱한 말을 하기 마련이다. 밑바닥 서민생활을 그들은 경험해 본 적이 없다.
현 부총리는 자신이 직접 은행창구에 가서 카드발급을 해 본적이 없으니 정보제공에 동의안하면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몰랐다. 경제부처 고위관료들도 법인카드를 사용하니 모르는 이가 다수일 게다. 이러니 그들이 내놓은 대책도 정부 위주의 대책이다. 국민은 뒷전이다. 돈은 국민 주머니에서 털렸는데 왜 정부가 매출액의 1%를 받는가. 국민에게 주는 게 타당하다. 은행 창구에 가보라. 얼마나 난리북새통인가. 서민들만 고생이고 불편하다.
윤 장관도 마찬가지다.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했다면 총리가 지시하기 전에 주무장관이 현장으로 달려갔어야 했다. 정무적 판단능력 부족하니 가라고 할 때까지 아무 생각없이 지낸 것이다. 그는 하루가 지나 현장에 갔다. 냄새하는 곳에 사는 주민들 앞에 코를 막고 입을 가리고 나타난 장관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물어보나 마다다. 고급 승용차 타고 사람들 거느리고 온 장관은 마치 딴세상 사람처럼 느꼈을 것이다. 해수부는 나중에 독감 때문에 입을 가렸다고 해명했지만 궁색하다.
이런 각료들이 진정 국민의 마음을 얻고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펼 수 있을까. 현실도 제대로 모르는 장관이 국민위주의 정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만약 장관들이 이런 식의 언행으로 국민의 화를 자극한다면 이 정부는 성공할 수 없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가. 이런 각료들이 이 정부의 수준이라면 불행한 정부다. 결국 민심이 이 정부에 등을 돌리고 만다. 이 정부에 이런 유형의 장관들이 이들 뿐일까.
박 대통령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 마음에 에 상처를 준 장관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까.
신동엽 시인의 말했다."껍데기는 물러가라"고. 국민의 불신을 사는 장관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다. 삶의 현실도 모르는 장관이 감동의 행정을 펴기란 기대난망이다.
기본이 안된 장관을 그대로 둔다고 별반 달라질 건 없다. 호박에 줄 끗는다고 수박되는 게 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