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목표를 분명히 했다. 다음은 현실을 직시, 임기 안에 할 수 있는 사업 11개를 선정했다. 위원회는 성과를 내야지 로드맵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행자부, 기획예산처, 정통부가 많은 예산을 지원해 줬다. 국회도 전자정부기본법 제정에 도움을 줬다. 특위 위원들의 애국심과 열정이 없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 주도 쉰 적이 없다.
-성과를 내는 위원회가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게 위원장의 열정과 전문 지식이다. 그런 사람을 뽑은 다음 위원장에게 위원 선임을 맡기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 예산, 기술, 규제 3박자를 갖춰야 한다. 예산 부처, 기술 부처, 규제 부처가 지원하는 체제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위원회는 부처를 지원하고, 부처가 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하는 것으로 한정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게 대통령의 지속 관심과 지원이다.
-노무현 정부 때 초대 정통부 장관 제안은 왜 거절했는가.
▲노무현 정부는 초대 조각 때 '장관 인터넷국민추천제'를 처음 도입했다. 초대 정통부 장관으로 내정해서 연락이 왔기에 고사했다. 당시 고려대 총장이 새로 취임됐고, 그 총장이 연구실로 세 번 넘게 찾아와서 부총장을 제안해 약속한 상태였다. 교수는 행정부의 자문에 응해도 장관직을 맡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거스 히딩크는 벤치에 있을 때 감독이지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 들어가서 선수로 뛰는 건 타당하지 않다.
-정권에 따라 전자정부 정책이 바뀌었다.
▲5년마다 바뀌는 정권에서 전자정부 콘텐츠가 바뀌는 것은 옳다. 그러나 정책의 중요도가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년이면 세상 변화가 크다. 전자정부도 계속 진화해야 한다. 그러나 전자정부가 세계 1위를 했다고 더 이상 발전할 게 없으니 지원을 축소하는 정책은 잘못이다.
-지능형 전자정부 구현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가.
▲지능형 전자정부는 어느 한 부처가 구현하기 어렵다. 2001년에 출범한 것과 같은 지능형 전자정부특별위를 구성해야 한다. 제4의 물결을 이끌 선각자들이 나와야 한다.
-전자정부 조직이나 역할 조정이 필요한가.
▲이제까지 전자정부는 '컴퓨터 도움을 받아 공무원이 하는 행정 시스템'이고, 앞으로는 '공무원의 도움 없이 로봇과 AI 같은 기계 공무원이 스스로 하는 행정 시스템'이다. 이를 종합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행정처'의 신설이 필요하다.
-전자정부 수출 확대 방안은.
▲장기 관점에선 교육을 혁신시켜야 한다. 컴퓨터 코딩 교육 실시 등으로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 단기 관점에선 기업이 해외 진출 시 애로 사항을 정부가 앞장서서 해결해 줘야 한다. 또 한국 전자정부를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전자정부 체험관을 만들고 전자정부 역사관 기능도 겸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당부할 말은.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릴 때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 급변하는 시대에 기술 하나씩은 배워야 한다. 그래야 실업(失業)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은 '꿈꾸는 자가 인생의 주인공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꿈을 꾸자'다. 취미는 음악 감상이다.
안문석 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 전산학 석사, 동 대학원 자원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KIST 전산시스템개발실장을 거쳐 1981년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로 취임해 한국정책학회장, 행정쇄신위원, 규제개혁위원장, 전자정부특별위원장, 고려대 부총장,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장, 정부3.0민간자문단장을 역임했다. 현재 고려대 명예교수와 전자정부추진위 공동위원장이다. 안 위원장은 시인이자 작사가이기도 하다. 3권의 시집과 10여곡을 작사했다. 저서로 '정보체계론' '한국전자정부론' '무용의 유용성' 등 10여권이 있다. 청조근정훈장, 국민훈장 동백장,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