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의 도덕적 해이인가. 아니면 가진자들의 탐욕인가.
정말 이렇게 해도 되나. 이들을 믿고 의지하며 사는 국민이 불쌍하다.
외교부의 처사는 말문이 막힌다. 개인 기업도 이렇게 드러내 놓고 막무가내로 하지 않는다.
행정안전부가 6일 발표한 외교통상부 통상전문가 특별채용 시험 특별감사 결과는 막장 드라마보다 못한 저질이다. 고위층의 가증스런 위선을 보는 기분이 뭣 밟은 듯하다.
장관의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그들이 한 짓은 모든 수단을 총 동원한 ‘맞춤형 전형’이었다. 응시자격과 전형일정을 고무줄처럼 조정했고, 외교부 면접위원들이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는 등 시험의 생명인 공정성을 저버렸다고 한다. 이들의 행위는 법죄다.
이를 보는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이들이 알기나 할까. 국민의 분노를 생각이나 했을까.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리 공정세상을 강조해도 헛말이 되는 이유다.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 위법과 거짓말로 낙마하는 시점에 장관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온갖 편법을 다 동원했다면 이건 심각한 도덕적 해이다. 정권 말기 현상보다 더 심각하다.
지금 취업난이 어느 정도인지 이들이 알기나 하는가. 대학도선관이나 시립도서관에 가보라. 취업생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취업시험을 준비하느랴 여념이 없다. 이들은 믿을 게 실력뿐이다. 이들은 장관 아들이나 딸들이 아니다. 어디 청탁하거나 부탁할 곳도 없다. 수백대 또는 수천대의 경쟁률을 통과해야 취업문을 노크할 수 있다. 이런 젊은이들이 수십만명이다.
이런 마당에 아버지를 장관을 둔 딸은 합격시키기 위해 맞춤형 전형을 하고 절차도 무시했다. 이런 사회가 공정사회인가. 잘난 사람들이 끼리끼리 해먹자고 한 범죄행위다. 이들이 그동안 국민을 향해 한 말을 보면 두 얼굴의 야누스를 연상하게 한다. 윗물이 흐린데 아랫물이 맑을 수 있나.
이대통령은 5일 장. 차관 워크솝에서 "기득권자에게는 매우 불편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또 어쩌면 정부여당이 먼저 많은 고통과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또한 무슨 말인가. 이해하기 어렵다. 그들은 제멋대로 살았단 말인가. 법대로 살았다면 그들이 불변하고 고통스럽고 고통과 피해를 볼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이 대통령은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임기 절반을 지난 지금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정권의 공직기강 정도를 알 수 있다. 부패정권이란 오명을 지기 싫다면 이제부터 법대로 해야 한다.
공정사회는 법대로 사회다. 원칙에 충실하면 공정사회다. 가령 유장관 딸도 원칙대로 처리해 그 기준에 따라 선발했거나 탈락시켯으면 문제가 될 게 없다. 그렇게 안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원칙에 충실하고 법대로 모든 일을 처리하면 불공정이란 말이 나올 수 없다. 모든 고위공직자는 위법 탈법자는 임명해서는 안된다. 공정사회를 외치면서 위장전입하고 부동산투기하고 자녀 이중국적 등 서민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한 사람을 장관에 임명했으니 누가 대통령의 말을 신뢰할까. 그들은 잘못해 놓고 ‘죄송하다’는 말한마디로 모든 게 면죄부를 받았다. 국민은 벌을 받았다. 이게 공정한 사회인가.
힘없는 서민들은 법대로 처리하면서 공직자들은 그냥 넘기는 사회는 공정사회가 아니다.그런 사람들이 장관하고 대법관하고 경찰청장하고 국회의원 하면서 큰소리 치는 이상 공정사회는 뜬구름 잡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정치적 언어와 실제가 다를 때 국민은 정권에 등을 돌린다. 장관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총대를 맨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민심은 물과 같다. 이런 식이면 이 대통령에게 최악의 시간이 다가갈 것이다. 이 대통령은 말로만 공정사회를 외칠 게 아니라 언행을 일치해야 한다. 막가는 공직사회의 기강을 칼날처럼 세우고 위법자는 공직에서 추방하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아무리 공정사회를 강조해 본들 쇠귀에 경읽기나 마찬가지다. 국민이 믿지 못하니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맘 이래도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