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미 FTA갈등 왜? (3)

과기정통. ICT. 국방

by 문성 2011. 11. 11. 12:06

본문



이명박 대통령의 11일 오후 국회방문이 무산됐다.  국회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이 대통령의 현재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일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FTA 조속 통과를 설득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민주당은 보이콧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박희태 국회의장은 대통령 방문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이대통령은 국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회 방문을 오는 15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대통령이 국회도 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첫 단추를 잘못 궤는 바람에 일이 꼬이고 있다. 이게 대통령의 변화시그널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다만 과거 이 대통령의 행보와 비교해 변화가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가겠다고 했다가 모양새가 우습게 되자 국회의장의 요청을 받아 들여 방문일을 연기했다. 모양새를 갖추긴했지만 체면에 금이 갔다.
 

한미TFA비준을 놓고는 여.야는 자중지란이다. 민주당은 11일 지도부간에 협상파안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여기에 노무현재단까지 나서 한미FTA비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 입장에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 비준안 처리에 장애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한미FTA비준 논란과 관련, 한미통신회담의 성공요인 마지막 분석이다. 이런 자세로 협상을 타결했기에 논란이 없었다. 오히려 야당의원들이 대표단을 격차는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 성공요인의 마지막 원인은 국익 지키기였다.

 

다섯째, 정통부 장관들은 '국익'이란 원칙에 충실했다. 협상에서 감성적 접근이 아닌 논리적으로 대응했다. 미국측은 필요에 따라 자기들 마음대로 기존협정의 변경도 수시로 요구했다. 그 무렵 한미관계는 대등하지 않았다. 말은 협상이지 실제는 미국측의 요구를 100% 수용했다.  그런데 정통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996년 3월 미국측은 기존에 체결한 협정내용을 개정하자고 주장했다. 한국측 수석대표는 어이가 없었다. 사전에 일언반구 언급이 없던 일이었다. 수석대표인 강상훈 정보통신부 강상훈 정보통신협력국장((청와대정보통신비서관,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앤씨소프트 감사 역임)는 급히 서울 정통부로 전화를 걸어 내용을 보고했다.  내용을 보고받은 이석채 정통부장관(현 KT회장)은  단호하게 지시했다. 그는 “회의를 중단하고 즉시 귀국하라”고 지시했다. 회의는 결렬됐다.

 

미국측은 정통부가 말을 안듣자  청와대와 주미한국대사관, 외교부, 통상부 등에 대해 회담타결을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 당시 이장관은 청와대로 올라가 김영삼대통령을 만나 이런 사실을 보고하고 강경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이길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이건 국가 원칙에 관한 일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이 장관도 사표낼 각오를 했다. 

 

미국측의 억지요구에 정통부는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해 압박했지만 한국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미국은 도리없이 이석채 장관 교체후 협상을 재개했다. 이런 고비를 넘긴 한국은 이후 협상 주도권을 갖고 타결을 이끌어 냈다.

 

한미통신회담과 WTO통신회담 결과에 당시 정치권은 이를 높이 평가했다.

정통부 담당국장이 수석대표로 나선 한미통신회담을 비롯, WTO(세계무역기구)통신협상 등에서 한국은 국익을 철저히 챙겼다. 행정부를 견제한다면서 늘 정부 일에 쓴소리를 입에 달고 살던 야당국회의원이 극히 이례적으로 정통부에 갈채를 보냈다.


1997년 2월 15일 WTO통신회담이 최종 타결된 후 열린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에서 당시 이부영 의원(열린우리당 당의장역임)은 “이런 공직자들이 있어 마음 든든하다. 이들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박수를 보내자”며 박수를 제안했다. 그날 정통부 장관과 협상수석대표인 이교용 국제협력국장(현 우취연합회장) 등은 국회의원의 박수를 받았다.


1997년 6월 통신회담 타결시 미국측 통역을 담당했던 한국인이 한국측 수석대표를 찾아와 “ 한국이 주도해 미국을 설득해 회담을 타결한 것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측이 미국에 얼마나 저자세로 협상을 했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한미TFA국회비준은 양국간 이익을 나누는 일이다. 이해 당사자가 있는 만큼 헝크러진 실타래와 같다.
여당과 야당의 대결에 보수와 진보간 입장도 갈린다. 여기에 언론들까지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 여당편을 드는 보수지는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야당편인 진보지는 국가소송제도(ISD)를 하면 마치 나라가 거들날 것처럼 강조한다.

이런 이해갈등을 조정해 성공적으로 타결한 한미통신회담의 교훈은 각종 통상회담에서  타산지적이 될 수 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