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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목구어"ICT부활과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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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3. 3. 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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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개입하면 될 일도 안된다.

 

갈등을 조정하고 이견을 조정해야 할 국회가 정부조직법을 누더기로 만들어 놓았다. 각 부처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게 영역을 조정한 게 아니라 오히려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여야가 합의한 정부조직은 ICT부흥을 아예 포기한 듯한 인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그런데 정치권, 특히 야권은 방송 공정성이란 이유로 정부조직법 통과에 반대했다. 국민의 원성이 높자 우여곡절끝에 여야는 47일만에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과연 창조경제가 가능한가.

 

기대난망이다. 여야는 창조경제를 책임질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를 산산히 찢어놓았다.

통합과 융합의시대에 업무를 분산시켜 놓고 창조경제가 가능한가.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 정통부 업무를 4개부처로 분산한 결과를 잊었는가. 이명박 정부내내 ICT는 후퇴했다. ICT강국이란 말조차 할 수 없었다.

 

 

그 때 정치권은 뭐라 했는가. ICT독임부처 신설을 경쟁적으로 외쳤다. 새누리당은 독임부처를, 민주통합당은 정보통신미디어부를 신설하겠다고 대선에서 공약했다. 그랬던 민주통합당이 어긋장을 놓아 누더기 조직법을 만들었다. 이건 사자성어 ‘연목구어(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려 한다)’와 같다. 일 할 수 없게 해놓고 창조경제를 하라면 이건 창조경제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지금 미래창조과학부 처지가 그렇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조직법 처리와 관련, "지긋지긋한 정부조직법 이야기는 그만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적 아이디어 경쟁을 해보자"고 민주통합당에 제안했다. 말은 좋지만 현실은 반대다.

 

이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 신설될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해 "이리 쪼개고 저리 쪼개서 누더기를 잔뜩 갖춘 미래부가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한 것처럼 누더기가 됐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소프트웨어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로 흩어졌다. 인수위안이 여야 논의과정과 부처간 업무 이관협의 과정에서 기형적인 형태로 분산한 것이다. 주파수 역시 세 갈래로 나눴다. 더욱이 미래창조과학부는 방송이나 유선종합방송 정책과 관련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여야가 합의했다.

 

합의제인 방통위가 ICT정책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합의제가 가장 큰 문제였다. 내부 업무도 합의가 제대로 안됐다. 여야가 추천한 상임위원들이 추천 정당의 입장을 대변한 까닭이다. 그런데 부처간 사전 동의를 해야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면 이건 과거 경험에서 보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사전 협의도 아닌 사전 동의를 받는 일이 쉽다면 여야는 왜 정부조직법 가지고 47일이나 줄다리기를 했는가.

 

협상에서 ICT정책을 누더기로 만들어 놓은 여야 협상팀은 책임을 져야 한다. 업무가 사분오열되면 부처간 영역다툼과 업무 혼선을 불을 보듯 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ICT전담기구로 미래창조과학부를 지정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수 있게 하려면 차선책으로 ICT산업진흥특별법으로 정책기능을 통합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흩어진 ICT관련 법과 규정을 통합해야 한다.

 

여야가 이 일 마져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과 경제를 살리겠다는 박 대통령의 미래구상은 연목구어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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