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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일간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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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3. 12. 3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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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31일 일간지에 기고를 했다. 

 

대통령이 언론에 글을 기고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대통령 5년 임기중 국내외를 통털어 잘해야 한 번 할까 말까다.

 

대통령이 언론에 기고를 한다해도 그 글을 대통령이 직접 작성하는 것은 아니다. 문장력이 뛰어난 홍보수석실 참모들이 초안을 잡아 내부 논의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OK를 하는 것이다. 글이나 말 어느 것이건 대통령이 하면 그것은 곧 통치행위인 까닭이다.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놓고 글을 작성해야 뒤탈이 없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시 청와대 브리핑에 기고글을 올렸다. 올린만큼 논란도 많았다. 노 전 대통령은 참모를 거치지 않았다. 그 반대였다. 자신이 직접 글을 작성해 참모들에게 내용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평소 글 쓰기를 좋아했다는 노 전 대통령도 언론매체에는 기고하지 않았다. 형평성도 고려했다. 어디에는 글을 기고하고 어느 언론은 배제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대신 청와대 브리핑에 자신의 입장을 자주 피력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2월 17일에는 ‘대한민국 진보 달라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2007년 3월 27일에는 ‘줄기세포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여론을 보며’라는 글을 실었다. 이 글은 당시 논란이 됐다. 퇴임 후에도 노 전 대통령은 '사람사는 세상'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녈에 2009년 3월 27일 ‘한국은 어떻게 금융위기를 해결하였나-세계가 우리의 과거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금융위기 조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2013년 연말 특별판에 ′새로운 남북 관계를 위한 여정‘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이 기고문은 중앙일보가 31일자로 전문을 실었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는 현재 154개국 491개 언론사가 회원으로 가입한 세계 최대의 언론 신디케이트로 세계 정상, 노벨상 수상자, 정치인, 유력 기업들의 기고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말 특별판에는 박 대통령뿐 아니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 아이로 프랑스 총리, 레타 이탈리아 총리, 코피 아난 전 유엔(UN) 사무총장 등이 기고했다

 

박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추진을 위한 구체 방향으로 ▲ 평화와 통일의 기반 조성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업그레이드 ▲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및 동북아의 공동발전 추구 등을 제시했다.

 

대통령의 기고는 또 다른 형태의 소통방법이다. 기자회견 못지 않게 특정분야나 혹은 국정 전반에 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수단이다.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에서 대통령이 된 후 불통 논란에 휘말린 박 대통령이 기고정치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것은 어떻까.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의  기고문 전문>

 

2013년 2월 12일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그 직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신뢰프로세스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고, 도발에 대한 타협과 보상이라는 악순환을 끊자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강력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는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하되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고자 한다면 확실한 기회와 지원을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군사적 위협과 비방을 가속화했다. 4월에는 개성공단 출입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단행했다. 당시에도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한에 인센티브를 제공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과거 그러한 접근이 많은 부작용을 가져왔기에 나는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대화를 제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나는 북한의 문제점을 확실히 지적함과 동시에 대화를 통해 작은 일부터 협력하고 약속을 지켜야 신뢰가 쌓일 수 있다는 점을 북한에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도 신뢰프로세스에 기초한 우리 정책의 진정성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지를 확보했다.

 

 북한은 결국 7월 중순부터 대화의 장으로 나왔고 한 달 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후 개성공단의 공동 관리를 위한 사무처가 개성에 개설됐고 남북한 당국자가 매일 접촉을 하게 됐다. 지난 5년간 사실상 단절됐던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북한은 개성공단 정상화에 필수적인 통행·통신·통관 등의 후속대화에 소극적이다. 이산가족 상봉 합의도 일방적으로 깨서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었다. 최근 장성택의 숙청 이후 북한은 더욱 예측불가능한 상황이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우리 정부는 국민의 눈높이와 국제규범에 맞는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원칙을 지키며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첫째,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조성할 것이다. 튼튼한 안보야말로 진정한 평화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와 협력도 돈독히 할 것이다. 통일은 주변국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업그레이드에 노력할 것이다. 남북이 신중하게 협의하되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관행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해결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셋째,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확실한 의지와 실질적 행동을 보여준다면 한국은 경제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앞장서서 국제사회의 협력도 이끌어 내겠다. 북한은 국제기준에 따르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신뢰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들이는 것은 우리 대외정책의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만들고 이를 동북아 평화협력과 연계시키자는 구상을 내놓았다. 내가 제안한 비무장지대(DMZ)의 세계평화공원 사업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DMZ에서부터 대륙과 해양 국가들이 남북한과 함께 신뢰와 협력을 쌓으면서 이를 대륙으로, 바다로 확산시키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동북아 평화의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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