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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삼성전자 기사 보도경위' 발표

미디어. 게시판

by 문성 2014. 4. 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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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은 7일 삼성전자 관련 기사 보도경위와  소송까지 가게 된 과정을 밝혔다. 

 

전자신문은 삼성전자와 소송전을 불사하면서 지키려는 가치는 전자신문의 신뢰라고 강조했다.

 

 

보도경위>

소송전을 불사하면서 지키려는 가치는 전자신문의 신뢰입니다

 

전자신문은 32년간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산업과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뛴 전문 매체라고 자부합니다. 국내 언론뿐 아니라 세계 유수 매체들도 ‘ETNews(전자신문)’의 이름을 신뢰하고 전문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가장 먼저 전달한다는 가치를 지키려고 한 덕분이라고 믿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그런 전자신문을 상대로 최근 본지 보도와 관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본지는 그동안 원칙대로 당당하게 소송에 대응하는 동시에 묵묵히 주어진 책무를 다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삼성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자사 블로그를 통해 본지 보도에 대한 여론전까지 먼저 펼치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다소 늦었지만 독자들에게 더 이상 오해와 억측이 확산되지 않도록 사실을 밝히고자 합니다.

 

전자신문과 삼성전자의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 317일자 본지 21출시 코앞 갤럭시S5, 카메라 렌즈 수율 잡기에 안간힘이라는 제목으로 나간 기사 때문입니다. 이 기사는 삼성전자를 비방하고 헐뜯기 위한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 대표 기업이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품질 경영에 좀 더 힘써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선두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여진 기사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취재 사실을 확인한 시점부터 소송 등 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압박을 수차례 언급했습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구매담당 임원은 홍보팀을 통해 담당 기자에게 기사 출고 이틀 전인 15(토요일)까지 사실무근이며 정보를 흘린 곳을 반드시 찾아 응징하겠다는 본인의 코멘트를 기사 말미에 반영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전자신문은 16(일요일) 이 멘트를 반영했다가 기사 품위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뺐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 후 전자신문에 여러 차례 소송을 비롯한 직간접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비단 전자신문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언론이 삼성전자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최고 기업을 넘어 세계 일류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대한민국 IT 산업 발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해왔는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잘하는 것은 칭찬하고, 잘못하는 것은 비판하고 질책하는 게 언론의 기본 책무입니다. 개가 짖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해서 전부 입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전자신문 등 여러 언론에 보여주는 행동은 일류를 목표로 하는 회사가 할 만한 일이 아닙니다. 자사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를 썼다고 해서 해당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억대 소송을 거는 행위는 충분히 언론 길들이기로 비춰질 만합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과거 진시황은 자신에게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유학자와 서책을 땅속에 파묻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지금까지 대대손손 전해져 진시황의 극악무도함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자신문 내부에서도 많은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동안 거대 기업의 압박이 두려워, 자사의 이익을 위해 정론직필에 소홀한 점이 있었던 것도 솔직히 인정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전자신문은 독자의 감시견으로서 어떠한 세력의 회유와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자신문은 오직 독자만을 바라보고 진실만을 전달하는 산업 전문지로 거듭나겠습니다.

 

전자신문이 갤럭시S5 렌즈 수율 문제 기사를 보도한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본지 이형수 기자는 지난 2월 말 다양한 취재 통로를 통해 렌즈 모듈 수율이 나빠 갤럭시S5 생산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사실을 입수했습니다.

 

갤럭시S5 언팩 행사가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기자 입장에서도 언론사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뜩이나 갤럭시S5에 대한 외신들의 반응이 차가운데 부품 수급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갈 경우 얼마나 파장이 일어날지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기사를 출고할 시점에 타 매체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5 폐기설을 썼다가 다음 날 정정보도문을 내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당시 전자신문이 갤럭시S5 렌즈 수율 불안 기사를 출고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무서워 펜을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전자신문을 신뢰하는 산업계 독자들을 배반하고 기만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기사를 내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사실 확인이 중요했습니다. 처음 사실을 접한 뒤 실제 기사화되기까지 3주 이상 시간이 걸린 이유입니다.

 

본지는 이 기사로 삼성전자가 당장은 아파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가뜩이나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된 이때, 갤럭시S5를 둘러싼 잡음이 생긴다면 삼성전자, 아니 대한민국 스마트폰 산업 생태계는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우리나라 IT산업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의존하는 비중은 상당합니다. 우리나라 주력인 소재부품 산업은 이미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쏠림 현상이 심각한 실정입니다.

 

전자신문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에서 소재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협력사에 원가 부담을 떠넘기는 행위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단순한 상생 차원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IT 산업 생태계가 망가지면 결국 피해보는 것도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라잡으려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할 때 후방에서 적극 지원한 것도 바로 국내 소재부품 협력사들입니다. 갤럭시 시리즈에 협력사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음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자본력과 억대 소송을 무기로 언론 길들이기를 자행하는 삼성전자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서의 품위를 갖췄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형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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