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관람하고 나면 한동안 여운이 남는다. 3년 연속 가족이 추석맞이 영화를 봤다.
올해는 영조와 사도세자를 다룬 사도를 관람했다. 지난해는 ‘관상’을, 지지난해는 ‘왕이된 남자 광해’를 가족이 구경했다. 가족이라고 해야 아내와 두 아들을 포함해 네 식구다.
올해 보름달은 유난히 크고 밝았다. 수퍼문이어서다. 수퍼문은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35만 7000km로 평균보다 가까워지면 나타난다. 보름달은 지난 3월 정월 대보름에 떴던 달보다 14% 크고 30% 더 밝다고 한다. 수퍼문은 18년만이다.
추석날 저녁부터 큰 애가 극장에 가자고 했지만 내가 귀찮아 거절했다. 추석날 차례도 모신 탓에 피곤해 그냥 넘어갔다. 이튼날인 28일 낮에는 친척집에 다녀왔다. 저녁까지 먹고 친척들과 어울려 명절 술도 한 잔 하고 집에 왔다. 두 아들도 모처럼 연휴를 쉬었다.
8시경 집에 왔더니 큰 애가 다시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아내는 대찬성, 좋다고 했다. 나도 버티다가 도리 없이 따라 나섰다. 둘째도 귀가 중이어서 중간에세 만났다. 큰 애가 운전을 했다. 롯데시네마에 큰 애가 미리 예약을 했다.
영화는 큰 애가 사도를 선택했다. 송강호와 유아인 주연인데 지난해 관상에도 송강호가 주연이어서 2년 연속 그의 출연작을 보게 됐다. 28일 하루에 사도를 67만명이 관람했다고 한다. 대단한 인기다.
상영시간은 밤11시였다. 늦은 시간인데도 아이를 품에 안은 새댁부터 나와 동년배인 노년층도 간혹 보였다. 가족단위나 혹은 부부, 연인들이었다. 휴계실에서 잠시 쉬었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줄거리는 역사에서 배워 익히 아는 내용이다.
사도는 영화 줄거리 보다 OST가 다른 영화와 달리 독특했다.
둥둥하는 북치는 소리와 경(經)읽은 소리가 한데 어울려 시작부터 주술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영화 중간에도 회심곡과 같은 전통음악이 등장했다. 한국 영화에서 전통음악을 사용한 것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등장한 경은 악귀를 쫓을 때 읽는 경문을 담아낸 옥추경과 망자해원경, 부모은중경,조상경이었다. 극중 소경 박수로 출연한 배우 정해균이 수개월 동안 스님께 전수 받아 직접 연주하고 부른 곡이라고 한다.
옥추경은 귀신의 장난이나 정신병의 치료, 원인을 알 수 없는 지병등의 치료에 앉은거리 굿에서 신장축문과 함께 독송되는 경이다. 귀신의 뼈를 녹일 정도로 강력한 염불이라고 한다. 사도가 계곡에서 놀때 기생이 부른 곡은 회심곡이다.
영화는 조선조 최장기 재위기간인 52년 왕위에 있었던 영조와 아들 사도세자의 갈등이 결국 아들은 뒤주에 가둬 8일만에 죽게 만든다. 조선 역사상 비극적인 가족사다. 사도의 아들이 나중에 영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정조다.
영화 속 대사가 기억에 남았다.
“잘하자. 아들이 잘해야 아비가 산다.”
“부부란 예법에 서로 실수는 덮어주고 사소함에 얽매이지 않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끝없이 사랑하는 것이다”
“사람나고 예법있지 예법나고 사람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공수 열심히 하거라. 왕이라서 칼자루만 쥐고 신하라고 항상 칼끝만 쥐눈 것이 아니다. 왕이라도 실력이 모자라면 칼끝 쥐에 되는 거지”
보고 나니 재미 있다. 다만 영화에서 관객에게 뭘 전달하고자 했을까. 세대 갈등인가. 소통 부재인가. 아니면 부부사랑, 치열한 생존경쟁시대 실력만이 믿을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
밝은 달빛을 맞으며 기분좋게 집에 오니 새벽 1시 반이다. 다소 피곤했지만 기분은 좋다. 네 식구가 영화를 봤다는 것은 아름다운 추억이다.
큰애가 앞으로 명절이면 가족이 영화 관람을 정례화하자고 했다. 아내는 절대 찬성이다. 나도 찬성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설 때는 또 어떤 영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언제나 그렇듯 작품 선정부터 예매까지 모든 일을 큰애가 준비할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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