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산업의 산증인인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사진)이 11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김 회장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했다. 발인은 오는 15일이다.
1929년생인 김 회장은 함남 조선전기공고를 졸업한 뒤 1956년 서울대 전자통신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던 중 6·25전쟁이 일어나 공군에서 복무 후 전역해 전자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김 회장은 1965년 전자산업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당시, 반도체 및 통신기기 등 각종 전자기기의 주요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인 대덕전자를 설립해 지금까지 국내 전자 산업계의 발전을 이끌었다.
대덕전자는 인쇄회로기판 부품을 주력 생산 제품으로 시작해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 모바일 통신기기 등 첨단 제품용 인쇄회로기판을 양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을 겨냥한 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기술에 요구되는 대용량·다기능화·초박판화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약 9600억원에 직원 2000여명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모교인 서울대의 인공지능(AI) 연구에 사재 500억원을 쾌척했다(사진). 김 회장이 지금까지 모교에 전달한 기부금은 서울대 사상 최대 금액인 총 657억원이다.
1991년에 김 회장이 사재를 들여 설립한 해동과학문화재단은 약 30년 동안 이공계 인재 양성에 150억원 상당을 투자하고 있다. 매년 과학기술 분야 연구자를 대상으로 ‘해동상’을 시상, 한국공학한림원를 비롯한 한국통신학회, 한국마이크로전자, 패키징학회 등 4개 학회 연구자에게 1인당 25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김 회장이 늘 마음에 새겼던 좌우명은 '경천애인'(敬天愛人)이다. 김 회장은 늘 직원에게 “인화로 단결하고 창의로 공부하며 책임을 완수하자”고 말했다.
경기 안산에 2002년 대덕복지재단을 세우는 등 지역 사회 공헌에도 일조했다. 재단이 후원하는 안산 빈센트의원은 2004년 가난한 환자를 위해 무료복지의원으로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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