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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자경 명예 회장 마지막길... 간소하게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9. 12. 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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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부자(父子) 모습이 아름답다. 푸른 초원에서 담배를 손에 쥔 아버지와 아들은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환하게 마주보며 웃는 모습이 파란 하늘처럼 티없이 맑다. 아버지와 아들은 이제 현세에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세상을 보는 따뜻한 마음과  소탈한 삶의 자취는 후인들에게 소중한 추억이자 교훈으로 남아 있다. 두 사람의 삶은 내게 울림을 준다.

사람 냄새나는 기업. 인화와 기술입국을 향한 열정 , 인재 경영. 런 게 오늘 LG그룹을 관통하는 기업 정신이다.

260억원 매출 기업을 30조원으로 일군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발인이 17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간소하게 엄수했다. 비공개했다. 발인식은 빈소안에서 상주와 가족·친인척들 100며명만 참석했다. 이승을 떠는는 길도 소박하고 간소했다.

오전 8시 시작한 발인식은 묵념과 추도사, 헌화 순으로 진행했다. 운구차는 고인의 발자취를 되짚는 주요 장소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화장장으로 떠났다.

구 명예회장은 화장 후 안치하며, 장지 역시 비공개다. 구 명예회장 유족은 4일장 동안 빈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조화·조문을 사양했다.

LG가 친·인척과 고인과 연이 있는 주요 외부 인사 조문만 최소한으로 받았다. 조화도 문재인 대통령 등이 보낸 것만 받고 다른 조화들은 모두 돌려보냈다.

LG가의 '소박한 장례' 가풍은 지난해 5월 구 명예회장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장남 구본무 회장 장례식 때도 그랬다. 구본무 전 회장은 화장 후 자신이 생전에 애착을 갖고 조성했던 경기 광주 곤지암 화담숲 인근에서 수목장으로 영면했다.

구 명예회장은 합리적이고 소탈한 기업 총수였다. 기술입국의 일념으로 70여개 연구소를 설립했다. 19인치 컬러TV와 공랭식 에어컨, 전자식VCR, 슬림형 냉장고 등 가전 제품을 국내 최초 생산했다.

그는 은퇴후에도 평범한 자연인으로 돌아가 자연과 친하게 지냈다. 은퇴자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는 이별도 아름답게 했다. 특히 그는 부와 권한을 가졌으나 남용하지 않았고 자신과 자식에게는 엄격했다.

그의 삶은 소탈했다. 떠나는 마지막 길도 간소했다. 가진 자의 절제를 LG()는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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