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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군인'에 대한 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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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0. 4. 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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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한 참 군인을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은 산 사람들의 탐욕과 배반이다. 이들의 배반은 다른 사람조차 부끄럽게 한다.


35년간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순국한 고(故) 한주호 준위(사진)의 영결식이 3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해군장으로 열린다.  영결식은 개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와 분향, 조총 및 묵념, 폐식사, 영현운구 순이다. 
이것은 참 군인을 보내는 산자들의 마지막 배려이고 의식이다. 이런 의식이 유가족에게 얼마나 위로가 될지 의문이다.  유가족의 아픔을 남은 자들이 얼마나 알기나 할까 싶다. 설령 안다한들 유가족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참 군인에 대한 남은 자들의 배반이 그와 유가족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든다. 그리고 국민의 고개를 숙이게 한다. 부끄러움 때문이다.
 

#1. 이명박 대통령은 3월 31일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날  한 준위에게 보국훈장 광복장을 추서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광복장은 일반적으로 33년 이상 군 생활을 한 위관급 이하와 5급 이하 군무원에게 주는 ‘퇴직 훈장’이었다. 다시말해
35년째 군 생활을 해 온 한 준위가 2년 뒤 예정대로 전역했다면 당연히 받게 될 훈장이었다. 

최고의 예우를 하라는 대통령의 말은 빈말이 됐다.  그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군인정신의 표상으로 삼자는 취지와는 격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의당 주는 훈장을 추서해 놓고 예우한 것처럼 했다. 군은 규정을 들며 반론할 수 있겠지만  참 군인에 대한 산자들의 배반이었다.


#2. 논란이 일자 4월2일 빈소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한 준위에 무공훈장 수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고 한주호 준위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자 부랴부랴 관련 규정을 검토해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대통령이 지시하기 전에  이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군이 자랑하는 전우애다. 국민의 지청구를 먹고 하는 일이 고인인들 즐거울리 없다. 이 역시 참 군인에 대한 산자들의 배반이다.


#3. 정부 여당이 고 한 준위 1계급 특진을 하려다가 유족들에게 거부당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이없는 극히 한건주의의 전형이다.  정부여권은 선의에서 '준위'를 '소위'로 특진시키겠다고 했다지만 이는 실제 군 서열상 소위는 준위보다 낮은 것이다.  내용적으로는 특진이 아니라 '강등'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내용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정부와 여당 고위층이니 국방의무를 다한 사람들까지 욕을 먹는 것이다.  자신들의 인기를 위해 참군인을 욕보이려 한 셈이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 그런 사람이 이나라 정치 지도자라니 한심한 일이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군을 상대로 질책하는 모습을 코미디다. 이 역시 참군인에 대한 산자들의 배반이다.


#4. 급기야 지난 1일 오전 한 준위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 일행 10여명이 조문 후, 장례식장 앞 화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상가에 와서 기념사진을 찍다니 어디 관광이라도 왔단 말인가. 더욱이 그는 해병대 출신이다. 조문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얄팍한 상술과 탐욕심 탓이다. 이 역시 참군인에 대한 산자들의 배반이다. 


#5. 한나라당 서효원 성남시장 예비후보도 육군 장성과 함께 같은 장소에서 기념 촬영을 해 조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영웅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 하러 왔다면 있을 수 없는 처신이다. 이런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지자체장 후보로 등록했다니 국민을 뭘로 보는가. 그를 받아준 당도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   이 역시 참군인에 대한 산자들의 배반이다.


이런 것이 국가 안위를 책임지는 참군인들을 슬프게 한다.  참군인을 말로는 예우하고 추모한다면서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    사회지도층이 입만 열면 하는 '국격'과 '품격'은 다 어디로 갔나.

산자들의 배반이 영영 귀환할 수 없는 먼 길 떠나는 참군인을 슬프게 만든다.  살신성인한 참 군인이여,  세속의 모든 인연을 다 잊고 조국의 품에서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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