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국방장관의 정보가 다른가?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만일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서로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이건 심각한 일이다. 대통령에게 보고한 정보는 국방장관이 아는 내용과 같아야 한다. 그게 국군통수권자에 대한 군의 의무요 책무다.
이번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서는 청와대와 국당국이 다소 엇박자를 놓는다. 군은 '북한 공격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일관해서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확실한 증거에 의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한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다. 이명박 대통령은 5일 리다오연설에서도 “속도보다는 정확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더욱이 청와대가 2일 열린 국회 긴급현아질의에서 답변중인 김태영 장관의 '어뢰설' 발언에 대해 긴급 쪽지(사진-노컷뉴스)를 보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장관님, VIP께서 국방비서관을 통해 답변이 어뢰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 감을 느꼈다고 하면서(기자들은 그런 식으로 기사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여당 의원 질문형식이든 아니든 직접 말씀하시든지간에 안보이는 것 2척과 이번 사태와의 연관성에 대해 침몰 초계함을 건져봐야 알 수 있으며, 지금으로써는 다양한 가능성을 조사하고 어느쪽도 치우치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시라(이하 중략)".
그러면서 청와대는 구체적인 답변 방향까지 제시했다. 사실을 근거로 질의에 답변하는 국방장관에게 왜 이런 메모를 보냈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당시 김 장관은 김동성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내부적 폭발이 아니라면 기뢰나 어뢰에 의한 가능성이 남는데, 어느 쪽이 더 높나?"라는 질문을 받자, "두가지 다 가능성이 있지만 어뢰의 가능성이 더 실질적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어뢰 공격설에 무게를 둔 답변을 했고, 그의 발언은 즉각 속보로 언론사로 타전됐다.
왜 청와대와 국방부가 '북 공격설'에 대해 시각차를 가진 것일까? 다를 이유가 없는데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게 아니면 청와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별도의 보고라인이 있는가. 이 대통령이 한 “속도보다는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발언은 실종자를 차가운 심해에 두고 있는 유가족들의 바람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침몰사건은 발생했고 원인은 모른다는 점 이외에 어느 것 하나 밝혀진 게 없다. 모두 가설뿐이다.
이러다 보니 정부 발표에 대해 국민이 믿지 않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다. 심지어 별 가설이 다 떠들고 있다.
국방장관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쪽지를 보낼 정도라면 과연 누가 어떤 발표내용을 발표해야 믿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연일 언론들은 자료에 근거에 새로운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군당국의 해명도 명쾌하지 않다.
여전히 천안함 침몰사건의 진상은 베일에 가려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의 긴급쪽지까지 등장했다. 이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러니 실종가 가족들이 "군에 대해 도저히 믿고 맡길 수 없다"며 불신하는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