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은 추석전날 양동이로 퍼붓듯 하는 폭우를 보며 하늘을 원망했을지 모른다.
한가위 전날 내린 폭우로 서울 광화문 일대는 물바다가 됐다. 마치 무논을 연상하게 했다. 광화문을 다니는 버스는 거북이 운행을 했다. 시민들은 무릎까지 빠지는 물속을 헤치며 걸었다. 날벼락이나 다름없었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물난리라니...
언론들은 물폭탄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서울에서만 1만1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천8배가구가 물에 잠겼다. 인천과 부천도 1148가구와 3262가구가 침수됐다고 한다.
기상청은 103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라고 발표했다. 서울에 내린 비가 2백65mm라고 한다. 천재지변이란 의미다. 해석하기에 따라 면피성 해명일 수 있다. 그렇다면 사전에 그렇게 예보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엉뚱한 예보해 놓고 하늘 핑계만 대는 기상청은 무책임하다.
광화문 광장은 왜 물난리가 났는가. 시민들의 지적이 맞다면 배수로를 제대로 만들지 않아서다. 그건 서울시 책임이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이자 한건 정책의 필연적 산물이다.
광화문 물난리에 대해 오세훈 시장이 광화문 광장을 새로 조성하면서 배수시설을 잘못해 발생한 인재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 시장은 왜 멀쩡한 광화문을 걷어내고 광장을 만들었는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왜 그랬는가. 말그대로 문화거리를 조성하기 위해서인가. 서울을 디자인하기 위해서인가.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함인가.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조성사업을 대권으로 가는 디딤돌로 삼은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인가.
광화문 광장에 가 본 사람은 다 안다. 조성 이후 예전보다 차선이 줄어들어 교통흐름이 혼잡하다.
게다가 대리석을깔아 눈이 올 경우 미끄러럽다. 더운 날은 어디 햇볕을 피할 곳도 없다. 문화거리라고 자랑할 게 없다. 우리만의 전통 문화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는 온통 대리석 덩어리다. 이게 서울디자인의 현실이다.
이번 폭우로 청계천 물이 역류해 청계천 산책로도 물에 잠겼다. 청계천 사업은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다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를 것이다. 한해 수십억원을 청계천에 사용하고 있다. 일종의 관리비다. 언제까지 매년 수십억원씩을 사용해야 하는가.
오 시장은 이번 광화문 물난리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문화광장을 조성한다면서 겉만 번듯하게 할 게 아니라 배수시설도 제대로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내리는 물이 땅아래로 흡수되지 않고 대리석 바탕위로 흐른다면 결과는 뻔한 일이다. 이번 같은 폭우가 내린다면 수해는 앞으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물난리는 예고된 인재다.
서울시는 청계천과 광화문 광장 조성이후 수해가 왜 발생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막연하게 오비이락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늘 탓으로 책임을 떠넘길 일이 아니다. 그런식이면 어떤 문제도 인간이 책임질 일이 없다.
광화문 광장의 물난리는 능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어물쩍 그냥 넘길 수 없다. 우선 서울시의회부터 이 문제를 따져라. 이번 수해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배수로는 제대로 했는가. 시공상의 문제는 없었는가. 이건 누가 뭐래도 오시장 책임이다.
이번 수해는 오 시장에 대한 평가 잣대가 될 것이다. 디자인 서울로 물난리가 난 것에 대해 오시장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이게 무슨 명품도시며 디자인서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