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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277>배순훈 장관 취임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3. 8. 1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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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3월4일 오전.

 

 

서울 김포 공항에 도착한 배순훈 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은 마중 나온 이성해 기획관리실장(현 KT경영고문)과 신영수 정통부 공보관(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 이사장 역임)의 안내를 받아 곧장 청와대로 직행했다.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지각 장관 임명장을 받기 위해서였다.

 

김 대통령은 이날 본관 2층 백합실에서 김종필 국무총리서리가 배석한 가운데 배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김 대통령은 배 장관에게 임명장을 준 뒤 "프랑스에서 열심히 일하는데 불러서 미안하다. 앞으로 우리가 지식정보 사회로 가야하는데 정통부가 큰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 이제 전문가를 불러왔으니 열심히 정보 강국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자리를 옮겨 배 장관과 30여 분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영부인 이희호 여사와 김중권 비서실장(민주당 대표 역임. 현 변호사)이 배석했다.

 

배 장관의 회고.

“김 대통령과는 한번도 만난 일이 없습니다. 언론을 통해 김 대통령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전부였어요. 처음 만남인데 김 대통령의 유머감각은 대단했고 마치 이웃집 아저씨를 만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김 대통령은 앨빈토플러가 쓴 ‘제3의 물결’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

 

김 대통령은 배 장관이 대우전자 사장시절 “기본에 충실하자” 는 모토를 내세워 탱크주의 열풍을 몰고 왔던 TV광고를 예를 들며 “그 광고 정말 좋았다. 사람들이 그 광고를 많이 좋아하더라”며 대화를 이끌었다.

청와대 일정을 마친 배 장관은 곧장 정보통신부 청사로 돌아왔다.

 

이계순 당시 장관 비서관( 현 우체국금융개발원장)의 기억.

“그날 저는 공항에 나가지 않고 집무실에서 대기했습니다. 강봉균 장관에 이어 배 장관을 퇴임시까지 모셨는데 배 장관은 전문경영인 출신답게 가부(可否)가 분명하고 간부들과 토론을 많이 하셨습니다.”

 

배 장관은 청사 입구에서 박성득 차관(현 한국해킹보안협회장, KMI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영접을 받았다.

 

배장관은 오후 2시 정통부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배 장관은 취임사에서 “국민의 정부 출범은 기존 인식을 깨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는 경제회복을 위한 구조개혁과 개방과 세계 경쟁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하는 도전 앞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배 장관은 이어 “이런 시대적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금길은 정보화에 있다”며 “민간 창의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는 과감히 완화하거나 철폐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배 장관은 역점사업으로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사회 정보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소프트웨어산업과 벤처기업 등 미래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정보통신사업을 적극 육성 발전시키며 △ 통신과 방송업무의 융합추세에 적극 대응하고 △우정사업 경영합리화를 촉진해 자립경영의 기반을 정착시키고 △ 정보통신정책은 투명하게 시장경제질서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장관은 새정부 각료 가운데 유일한 민간기업 첫 전문경영인의 입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야당인 한나라당도 유일하게 배 장관의 발탁은 높이 평가했다.

 

맹형규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초대 내각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자리분점 인사”라며 “17명의 각료중 배순훈 정통부 장관을 제외하고는 참신한 인사가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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