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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전원일기 - 눈속에 핀 꽃.

전원일기

by 문성 2018. 11. 2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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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뭐지

마당에 쌓인 잔설을 치우다 한 곳에 시선이 멈췄다. 흰 눈가운데 빨간 꽃송이가 피어 있는 게 아닌가.

반갑고 신기한 마음에 옆으로 가서 보니 사방을 하얀 눈이 마치 성곽처럼 휘감고 있는 중앙에 붉은 꽃송이가 나홀로 고개를 내밀었다.   모든 꽃이 시들고 백설이 분분한 계절에 겁도 없이 나홀로 꽃을 피웠단 말인가. 통상 꽃잔디는 봄부터 여름까지 핀다.

아무리 번식력이 강해도 눈속에 핀 꽃을 보기는 처음이다. 지구온난화로 뒤늦게 꽃을 피운 건가. 생명력의 신비다. 아니면 내게 무언의 메시지라도 던지고 싶은가. 여러가지 생각이 꼬리를 문다.

시인 서정주 선생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가 떠올랐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선생은 국화를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라고 했다. 시인의 말처럼 한송이 붉은 꽃을 피위기 위해 엊그제 함박눈이 10cm나 내렸단 말인가.

붉은 꽃잔디는 기존 질서와 적당히 타합하는 내게 과감하게 변화하라는 메시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하니 눈속에 핀 붉은 꽃잔디의 그 강인함이 내게 활력을 준다.  슘페터는 기업가는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초겨울, 눈밭에서 핀 꽃잔디가 아니면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을 게다. 눈밭에서 나홀로 핀 꽃이니까 특별한 것이다.  온전한 나만의 삶을 살려면 꽃잔디 처럼 강인한 의지로 미래에 도전해야 한다.  

포기하지 않은 한 꿈을 이뤄지리라. 첫 눈을 치우며 꽃잔디에게 배운 삶의 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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