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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장관의 '인생 3모작'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8. 12. 2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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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사진. 농림부)이 내년부터 경북도에서 5급 공무원으로 일한다아름다운 삶이고 솔바람같은 변신이다. 장관이 5급 공무원으로 일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당사자가 희망해도 가족이나 주변에서 말린다.

장관까지 한 사람이 5급 공무원이 뭐야. 그냥 살던 대로 살아

한번 장관은 영원한 장관이다. 장관을 지낸 사람은 평생 장관 소리를 듣는다. 이 전 장관의 결단은 그런 점에서 남다르다. 

물론 고위직 인사 중 인생 다모작(多毛作)을 한 이도 있다.

박정희 정부 서울시장과 내부부장관을 역임한 김현옥 씨는 퇴임후 시골중학교 교장으로 일했다. 감사원장과 대통령사정담당특별보좌관을 지낸 신두영 선생은 퇴임 후 고향인 공주로 내려가 농사를 지었다. 배순훈 전 정보통신장관도 직급이 낮은 국립현대미술관장직을 맡아 일했다. 전직 대법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김능환 전 대법관은 퇴임 후 아내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알바생으로 일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한이헌 씨는 고교에서 교장으로 일했다. 박보영 전 대법관이 소송가액 3000만원 이하 사건을 다루는 시·군법원 판사로 지난 9월부터 일하고 있다. 전 대법관이 시·군법원 판사로 임명된 것은 박 전 대법관이 처음이다. 그는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의 1심 소액사건 전담 판사로 일한다. 이들 외에도 남다른 삶을 사는 고위인사가 많을 게다.

이 전 장관은 관료와 농부에 이어 다시 5급 공무원이란 3모작 시작이다. 이 전 장관은 경북 의성출신으로 영남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대 농경제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정보관리실장, 지식정보센터장, 기획관리실장, 12대 원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 20133월부터 20169월까지 3년 5개월간 제 61대 농림출산부잔관으로 일했다. 역대 최장수다. 그는 재임중 ‘1,2,3,4 원칙이란 걸 지켰다. ‘(1)달에 두(2)번이상 현장에 가서 세(3)시간 이상 사(4)람을 만난다는 원칙이다. 탁상에 앉아 농정(農政))을 추진한게 현장을 중심으로 일했다. IC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을 미래농업으로 적극 추진했다.

그는 장관직을 그만두자 아내와 곧장 노모가 살고 있는 고향 경북 의성군 단촌면으로 낙향했다. 이 결단도 쉬운 일이 아니다. 부인도 대단하다. 사모님 소리듣고 살았는데 말년에 시골행에 동행한다는 게 어디 쉬운일인가. 이 전 장관은 고향에서 마늘과 콩농사를 지었다.

경북도는 지난달 8일 경력 공채로 공고를 냈고,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이달 3일 이 전 장관을 뽑았다. 그는 서류전형, 면접시험까지 거쳤다.

그의 직급은 5급 시간 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이다. 5급이면 사무관이다. 직책은 농촌살리기 정책자문관. 근무는 주 15시간에서 35시간 범위내다. 무료 봉사가 아니다. 연봉 3000만원을 받는다.

지난 8월 올해 93세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27(현지시간.사진 AP연합뉴스) 미국 인디애나주 미셔와카에서 부인 로잘린 여사 손을 잡고 35번째 해비타트 집짓기 프로젝트에 참가해 봉사활동을 하는 기사를 읽었다. 얼마나 감동적인 모습인가. 퇴임 공직자들이 본 받아야 할 참모습이다.

이 얼마나 당당한 삶인가퇴직 이후  국가와 주민에 봉사하는 새로운 삶이다. 이 전장관 같은 인사가 많이 나와야 한다. 이 전장관의 인생 3모작이 농촌의 스마트팜 시대를 여는 새바람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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