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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일기-진묵대사5
암자일기
by 문성
2010. 2. 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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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묵대사가 상운암에 머물 때의 일이다.
당시는 스님들이 탁발을 해서 생활했다.
진묵대사를 모시던 한 스님이 먼 곳으로 탁발을 나가게 됐다. 그 스님은 진묵대사에게 미리 말씀드렸다.
"스님 이번에는 기간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 공양 잘 챙겨 드십시오"
"오냐, 걱정 하지 말고 다녀 오너라"
탁발을 나간 스님이 한 달여 만에 돌아오니 스님은 선정에 들어 있었다.
"스님 잘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스님은 대답이 없었다. 가까히 가보니 스님 얼굴에는 온통 거미줄이 쳐 졌다. 무릎에는 먼지가 수북히 쌓인 모습이었다.
깜짝 놀란 스님이 진묵대사의 얼굴 거미줄을 걷어내고 무릎위의 먼지를 털어낸 뒤 큰 소리로 불렀다.
"스님, 제가 왔습니다"
그러나 스님이 선정삼매에서 깨어나더니 오히려 책망을 했다.
"아니 탁발나간 사람이 왜 이리 일찍 돌아왔느냐"
"스님 제가 절을 떠난지 한달여가 됩니다"
"아니 벌써 그렇게 됐단 말이냐"
진묵대사의 말에 스님은 할말을 잊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