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도덕성에 먹칠을한 내곡동 사저 논란은 이 대통령 측이 퇴임 후 사저 용도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원의 땅을 아들 시형씨 명의로 지난 5월 11억2000만원에 매입한 것을 둘러싼 의혹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1월17일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대통령실장 중심으로 사저 문제를 전면 재검토해 결론을 내리라"고 지시하면서 "본의 아니게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쳐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후 김인종 경호처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내곡동 사저 신축 추진에 이 대통령은 개입을 하지 않고 아들 시형씨와 경호처 간에 이뤄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 문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한미FTA대치로 인해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18일 발행된 ‘신동아’에는 내곡동 사저 파문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인종 전 대통령실 경호처장(사진)이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은 이명박 대통령이 주도했다”고 증언했다. 이 인터뷰로 인해 청와대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국민을 속인 것이다. 김 전처장도 억울할 것이다. 육군대장 출신이 대통령 모르게 사저를 편법으로 구입하려 했으니 국민의 따가운 시선도 못내 부담이 됐을 것이다.
김 전 경호처장은 “내곡동 땅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승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땅을 방문해 OK 하니까 샀지. 돈 투자하는데 내 마음대로 했겠나?”라며 “(대통령) 승인이 나니까 계약을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사저는 각하 개인 돈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총무수석(김백준)이 알 필요도 없지. 그러나 알기는 알았지만”이라며 내곡동 사저 구입 비용이 ‘이명박 대통령 개인 돈’이라고 밝혔다.
김 전 처장 증언은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내곡동 땅을 구매하면서 6억원은 김윤옥 여사의 땅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았고 나머지 5억2000만원은 친인척에게 빌렸다는 그 동안의 청와대 해명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증언대로 이 대통령의 ‘개인 돈’이 들어갔다면 이 대통령이 아들을 통해 명의신탁이라는 불법행위를 한 것이다.
김 전 차장은 더 나아가 “시형 씨 명의로 사자고 내가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말해, 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명의신탁 행위에 개입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시형씨가 구입 자금을 조달한 경위에 대해선 “그건 내가 잘 모르겠어요. 돈 빌렸다 하는 건 어느 만큼 어떻게는 잘 모르고, 그건 총무수석(김백준 총무기획관)이 알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청와대는 김 전 처장의 발언에 대해 "'각하 개인 돈'의 의미는 국고와 대비되는 내용으로 쓴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 본인의 돈이라는 직접적인 의미는 아니라고 공식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월간지 '신동아'가 보도한 김 전 처장과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 "새로운 내용이 전혀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하지만 내곡동 사저관련 논란은 여전히 의혹투성이다. 이 문제를 청와대가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두고 두고 이대통령의 짐이 될 수 있다. 톨스토이는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고 말했지만 1개월도 안돼 김 전처장이 진실을 말해 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 불신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이 대통령이나 국민 모두 불행한 일이다. 국가 통치권자를 못 믿게 됐으니 불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