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다."(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대박 욕심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것은 개발자 정신을 잃은 것이다."(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의장)
"모든 사람이 삼국지의 유비, 조조, 손권이 될 필요가 없다"(허진호 크레잊피쉬 대표).
이재웅, 김택진, 허진호.
이른바 한국의 대표 벤처 3인방이다. 이들이 25일 서울 신도림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주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디브온 2011’에 참석해 한 발언이다. 이날 행사에는 500여명의 개발자들은 참석해 IT 벤처신화를 이룬 선배들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IT 개발자들에게 '대박 욕심'을 내지 말고 대신 자기 역할에 충실해 줄 것을 충고했다. 그것은 그들의 경험법칙이었다.
대담 중 '지금 시작하면 대박은 늦었다는 회의론이 개발자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지금 시작해서 다음과 엔씨소프트만큼 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들은 개발자의 목표 의식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개발자들이 있다"며 따끔한 충고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언제부터 '중박'과 '대박'과 같은 질문들이 나오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개발자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것을 만들수 있어서 행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웅 창업자 역시 "대박 욕심으로 접근한다면 개발자 정신을 잃은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개발자는 주어진 이론과 자원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잘되게 만드는 사람인데,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자원이 적게 들기 때문에 장점이 많다"며 "개발을 통해 사용자와 교감을 나누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고 재미"라고 말했다.
허진호 대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지금 시작하는 것이 늦었다는데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제2의 다음이나 네이버, 엔씨소프트라는 '대박'이 다시 등장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페이스북에 '좋아요(Like)' 기능을 도입하면서 전성기를 이끈 브렛 테일러 최고기술책임자(CTO)처럼 '대박'이 아니라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개발자가 오히려 국내 인터넷 산업에 더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