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종편 개국, “재앙인가 축복인가"

미디어. 게시판

by 문성 2011. 12. 2. 12:03

본문



종합편성채널(종편) 개국은 "우리에게 천사인가, 악마인가."



종편의 얼굴은 두 개다. '착한 방송'과 '악한 방송'이다.  착한 방송은 언론의 공익적 사명에 충실한 것이다.  악한 방송은 사익을 위해 공익을 이용하는 것이다.


1일 종합편성 채널이 방송(사진)을 시작했지만 그 평가는 낙제점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과 같다. 졸속방송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청율이 1%를 넘지 못했다. 한 채널만 1.2%를 기록했다. 시청자가 별로 반기지 않는 종편 개국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축하영상을 통해 “콘텐츠 사업은 미래산업성장의 동력이다. 종편 4사의 개국으로 방송 콘텐츠가 더욱 풍성해지길 바란다”면서 “창의적인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종편4사 개국이 방송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1996년 케이블텔레비전이 개국한 이후 콘텐츠 개발에 부족함이 많았지만 종편이 다른 방송사업자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방송산업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국 평가는 기대이하다. 시청자는 종편을 외면했다. 종편은 탄생 배경부터 논란이 많았다. 시민단체나 언론노조 등은 종편은 이명박 정부와 거대 보수신문이 만들어낸 일종의 '기획상품'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괴물'이란 혹평까지 했다.

 

거대 보수신문들에게 방송까지 허락해 여론의 독과점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혜시비도 일어났다. 신규방송이면서 14. 16.18.19번의 채널번호를 받았다. 공영방송도 아닌데 진입 비용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더욱이 케이블 의무 재전송을 부여 받아 광고시장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와 여당은 미디어렙 입법을 미루어 종편이 멋대로 광고영업까지 하게 풀어놓았다. 후발사업자에 대한 배려라고 해도 특혜는 특혜다.


  

종편의 악한 얼굴은 어떤 것인가. 첫번째는 여론의 왜곡이다. 채널확대로 인한 여론의 다양성 대신 보수성격의 언론사가 운영하는 종편의 특성상 기득권이나 집권층, 부유층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란 우려다. 여론을 왜곡할 것이란 것이다. 언론의 관제화도 염려한다.  

 

두번째는 채널이 늘어난만큼 다양한 콘덴츠 생산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반대로 질적 하락을 우려한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케이블TV의 경우를 보면 콘덴츠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재탕은 기본이다. 같은 영화를 계속 돌아가면서 내보낸다. 대다수 저질의 외화다. 그것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내보낸다.  종편 채널이 질좋과 다양한 콘덴츠를 생산할지는 미지수다. 지상파 방송사도 콘덴츠 생산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오히려 외국의 저질 선정적, 폭력성이 있는 프로그램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  

 

세번째는 시청율 경쟁으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가 늘어날 수 있다. 채널A는 1일 오후 8시께 뉴스를 통해 현재 잠정은퇴하고 방송활동을 접은 강호동이 23년 전인 1988년 부산지역 야쿠자 모임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단독보도했다. 이 보도는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데는 성공했지만 선정적 보도라는 한계에 도달했다. 이미 그런 조짐이 곳곳에서 등장했다. 처음인데도 이렇다면 시청율경쟁이 치열해지면 선정적 보도는 더 할 것이다.

 

네번째 가장 큰 문제는 광고다. 광고시장 가열은 불을 보듯 훤하다. 벌써부터 광고주들은 걱정이 태산같다. 이미 모채널은 대기업에 "1백억원대를 광고해 달라"고 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고 있다. 광고책임자는 내년에는 해외에 나가 있다가 와야겠다고 말했다는 등 분위가 어수선하다. 광고시장은 한정돼 있다. 방안은 광고시장이 커지거나 아니면 기존 광고를 종편 채널로 몰아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기존 언론매체는 뭘 먹고 사는가. 더욱이 종편은 광고직접 영업을 시작했다. 지상파는 대행사를 통해 광고를 하도록 해 손을 묶어놓은 상태다. 이런 상태라면 광고시장은 전쟁터가 될 것이다. 광고배정과 관련해 압력과 회유 등이 명약관화하다. 4개 채녈은 지상파의 경우 10%인 광고시간을 전체 프로그램의 12%까지 늘려주고, 지상파에서는 금지된 중간광고를 허용했다. 만약 광고주가 말을 안들을 경우 기존매체인 신문을 통해 해당 업체에 불리한 기사를 집중 보도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언론ㆍ시민단체들은 '조중동 방송퇴출 무한행동'을 결성했다. 이들은 종편 불시청, 종편 출자 기업제품 불매, 종편 출연 거부 등 '3불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일 ‘MB정권 언론장악 심판의 날’로 선포하고 45개 언론사 15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시한부 총파업을 했다.

 

종편 채널이 1일 개국했지만 앞날은 험난하다. 종편 개국은 한국사회와 언론계에 새로운 지형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두 얼굴의 종편 채널이 하기에 따라 종편은  우리에게 천사가 될수도, 악마가 될수도 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