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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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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2. 5. 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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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에만 머물러 있지 않으려구요.
 마을에서, 일터에서, 여러분들의 삶 속에서 함께 울고 웃고 싶어요.
 진실한 마음, 소박한 모습으로 힘을 다해 살겠습니다.

 작은 사랑방 한 칸, 여기 마련했어요."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사진)가  홈페이에  올린 인사말의 일부다.

실제 그는 진보의 아이콘이었다. 국민도 그를 주목했다.

 

그는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단연  스타였다.  안경속 눈초리는 냉철했고 말소리는 차분했다. 하지만 질의 내용은 상대 심장을 찌르는 송곳이며 바늘이었다. 위장 전입이나 세금탈루, 병역 비리 의혹, 투기, 논문 중복 등이 그의 추궁을 벗어나지 못했다. 겉과 속이 다른 공직후보자의 진면목을 국민 앞에 드러나게 만들었다.

 

어물쩍 적당히 답변하는 공직 후보자들을 향해 그는 논리로 호보자의 가면을 벗겨 냈다.

그렇다고 구태 정치인처럼 책상을 치며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조곤 조곤 따지고 또 따졌다.  국무총리와 대법원장, 장관 들이 그의 질의에 진땀을 흘렸다. 국민은 서민 편에 선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런 그를 본 사람들은 차기 혹은 차차기 대권에 도전할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는 학력고사 인문계 여자 전국수석을 차지했고 서울대 총여학생회장을 지냈다.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해 대표를 지냈다.

 

그를 향한 각계의 찬사는 넘쳐났다. 여당 인사도 그를 높이 평가했다. 그의 블로그에 올라 와 있는 내용이다.

 

-보좌관이 뽑은 함께 일하고 싶은 국회의원 1위

=차세대 여성 파워리더 1위

-동료 국회의원이 뽑은 후원하고 싶은 국회의원 2위

-정치인 트위터 영향력 1위

-매년 선정되는 우수 국정감사의원

-당에 관계 없이 열정과 진심을 느낄수 있는 사람, 제일 존경하는 의원_ 새누리당 이준석 비대의원

-꽉 찬 사람, 차기에 진보진영을 이끌 차세대 의원_ 홍사덕

-이정희가 우파였다면 당장 영입했을 것_ 이한구

-이정희 처럼 가슴으로 정치하는 사람이 소중하다_ 전 총리 이해찬

 

그 스스로도 블로그에서 일잘하는 이정희, 실력있는 이정희이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요즘 변했다. 지난3월 야권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진 보좌관의 여론조작 파문으로 사퇴하면서 이미지에 흠집을 냈다.  물러나는 과정에서 분명한 처신을 못해 “매사에 딱 부러지는 이정희가 왜 저래”라며 점수를 까 먹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그의 처신에 실망감도 컸다. 하지만 그가 위기를 잘 넘기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고 생각했다.

 

그는 다시 닥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와 관련해 국민의 눈을 외면하고 있다. 반성한다면서 책임을 지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내부 갈등도 극심하다.

 

"유치 찬란하구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가 7일 한 말이다.  "왜 숫자만 발표하고 어디라고 발표를 안 하느냐.  근거없는 진상조사" 라고 이정희대표의 항의하자 한 말이다. 국민이 볼 때도 유치찬란하다.

 

 

조 대표의 말처럼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와 관련된 사태해결을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벌이는 파워게임은 진흙탕 싸움이다. 자신의 추한 모습한 드러낼 뿐이다. 진보진영 내에서 조차 “이게 아닌데”라는 시선이 나온다. 당장 어떤 일에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가리던 이정희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다. 지나치게 한쪽 입장에 매몰된 아니냐는 비난도 있다. 

 

이미 통합진보당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입장이 갈려 있다. 어떤 선택을 하건 그것은 통합진보당의 몫이다.

분명한 점은 국'민 시각에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국민 지지없는 통합진보당은 존재할 수 없다. 도덕성은 진보의 최우선 가치다. 조사위 문건에 드러난 부정선거 유형 10여 개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기성 정치인조차 혀를 찬다. 잘못했다면 사과를 하고 책임을 지는 게 해결의 수순인데 당권파는  성찰은 커녕 부정선거 진상을 조사한 조대표를 부실조사라며 몰아 부치고 있다.

 

만약 새누리당에서 이런 선거부정이 있었다면 이정희 대표는 뭐라고 했을까. 책임지고 지도부는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사퇴하라고 질타했을 것이다. 그리고 검찰에도 부정비리를 수사하라고 다구쳤을 것이다. 그가 하고자 했던 말이 이번 사태의 해법이다. 

 

모 칼럼니스트는 “이정희의 언어에는 여의도의 칙칙함과 정치계산대신 인간적 깊이가 있다”고 칭찬했다. 지금 이정희의 가슴에는 정치계산대신 인간적 깊이가 있는가.

 

그를 향했던 각종 찬사와 기대가 이제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정녕 국회는 청정인물을 오명시키는 곳인가. 아니면 이정희를 우리가 잘못 본 것인가. 

 

그가 말하는 "진실한 마음 소박한 모습"은 어디로 갔나.  추락하는 이정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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