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의 대선 출마선언은 운명인가.
문 고문의 딸은 그의 대선 출마를 반대했다. 그것은 처절한 절규였다.
“노무현 아저씨 가족들 보셨잖아요? 전 그게 너무 눈물나고 슬프고 무섭다. 아버지의 결정을 저는 싫지만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와 제 아이 그리고 우리식구들이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는다”
역대 대통령은 다 불행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8년간의 통치 끝에 최측근한테 암살당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신이 감옥에 수감됐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이 비리에 관련돼 감옥살이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살이란 비극적인 방식으로 삶을 마감했다.
문 고문은 2011년 6월 출간한 자서전 ‘운명’에서 이렇게 적었다.
“ ‘노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노무현)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그가 6월17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사진)를 선언했다. 극구 반대하는 딸의 절규를 외면했다 .
그는 말했다.
“소수 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주인인, 우리나라를 ‘우리 모두의 나라’로 선언한다.”며 “국민과 동행하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문 고문은 이어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 - 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에 참석해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가수 호란의 진행으로 토크쇼를 가졌다.
다음은 출마선언문 요약.
'불비불명(不飛不鳴)'이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남쪽 언덕 나뭇가지에 앉아,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 새. 그러나 그 새는 한번 날면 하늘 끝까지 날고, 한번 울면 천지를 뒤흔듭니다.
오늘 저는 제18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국민 앞에 엄숙히 선언합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소수 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라 보통사람들이 주인인 '우리나라', 네 편 내 편 편가르지 않고 함께 가는 우리나라, '우리'라는 말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진정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1. 공평과 정의를 나라의 근간으로 삼겠습니다.
저는 모든 시민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공평'과, 반칙과 특권,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정의', 이 두 가지 가치를 근간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정의의 원칙은 특히 경제 분야에서 더 강조되어야 합니다. 조세정의를 실현하여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이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세금 없는 불로소득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정치민주화와 더불어 경제민주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힘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약자가 억울하게 당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2. 4대 성장전략으로 획기적 국가발전을 이루겠습니다.
선성장-후분배, 낙수효과 같은 낡은 생각이 사회적 양극화와 성장잠재력 저하라는 아픈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과 분배, 환경과 평화가 역동적 선순환을 이루는 4대 성장전략을 추진하겠습니다.
3. '강한 복지국가'를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복지는 낭비가 아니고 투자입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이며, 동시에 강력한 성장전략이기도 합니다. 강한 복지국가일수록 국가 경쟁력도 더 높습니다. 복지의 확대를 통해 보육, 교육, 의료, 요양 등 사회서비스 부문에 수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자영업에 몰려 있는 과잉인력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주거복지를 늘리는 것은 가장 좋은 전월세 대책입니다.
4. '일자리 정부'로 '일자리 혁명'을 이루겠습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촉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철폐,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신규고용 확대, 고용영향평가제도의 채택, 고용증진과 기업지원의 연계 등을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채택하겠습니다.
또한 정보통신 산업, 바이오산업, 나노 산업, 신재생에너지 산업, 문화산업과 콘텐츠산업 등 신산업을 크게 일으켜 일자리를 대대적으로 만들겠습니다. .
5. 아이들과 여성, 그리고 노인들이 활짝 웃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행복한 교육,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것이 교육혁신의 기본방향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유아, 초등단계의 과도한 학습 부담을 없애고 특기적성 이외의 사교육을 최대한 줄여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