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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문재인 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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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2. 12. 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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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화법은 애매모호하다.

 

딱 부러지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 구체적이지 않고 두루뭉슬한 게 안철수식 화법의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상대를 애태우게 하는 능력도 갖췄다. 이런 점은 협상에서 경쟁력이다.

 

 

안철수 전 후보(사진. 뉴시스)가 3일 오후 3시 안철수 캠프 해단식을 가졌다. 

그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지만 그는 제 갈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안철수의 머릿속에‘문재인’에 대한 비중은 낮았다. 해단식은 자신의 정치 출정식을 가진 행사였다. 

 

그는 해단식에서 "사퇴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 드렸다,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문재인 후보측은 "지지자들에게 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확대 해석이다. 성원이 곧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런가.

안철수는 박근혜·문재인 후보 양 진영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국민 여망과는 정 반대로 가고 있다,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흑색선전·이전투구·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문재인을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과거에 집착한 구태 세력으로 규정했다. 지지세력을 구태세력으로 몰면서 성원해 달라는 건 이율배반이다. 이를 바꿔 해석하면 별로 지지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안철수는 왜 그랬을까. 

하나는 사퇴후 그가 "나는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한 말에 답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문재인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다.  두 사람이 담판시 무슨 말을 했는지는 당사자 외에는 모른다. 안철수 후보사퇴후 문재인이 보여준 정치혁신에 대한 안철수의 실망감이 반영됐을 수도 있다. 부연하면 안철수 정치혁신안을 문재인이 정책에 반영해 주기를 기대했으나 반영된 게 없었다는 점이다.  

 

두번째, 그는 기업인이다. 이른바 상인의 계산에 능하다. 그는 사퇴이후 잠행기를 가졌다. 그 사이 안팍의 압력을 받았을 것이다. 박근혜. 문재인측이 그를 가만히 놔뒀을리 없다. 문측은 적극적 지지를, 박측은 문측에 대해 중립 혹은 소극적 지지를 하도록 유,무형의 압력을 가했을 것이다.

 

여기서 두 가지 가정을 상정할 수 있다.

그가 문제인에 실망했다고 해도 문재인의 지지율이 박근혜를 앞섰거나,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안철수가 이런식의 소극적 발언을 했을까. 아닐 것이다. 그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안에서 적극적 지지를 표명했을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안철수는 중립 혹은 소극적 지지를 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박근혜가 비록 오차범위지만 앞선다. 이번 선거판에서 박근혜는 보수를 통합했다. 그와 대립했거나 소원했던 김영삼. 김종필,이회창, 이인제, 이재오 등과 김대중 가신그룹까지 가세했다. 정치판에서 평생을 산 이들이 박근혜가 당선 가능성이 없다면 지지를 선언할리 없다.

 

안철수는 박근혜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를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김영삼은 14대선에 당선되자 경쟁자였던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에게 가혹하게 정치보복을 했다. 그와 각을 세웠던 박철언은 감옥으로 보냈다. 세월이 변했다해도 대통령이 안철수와 안랩을 손볼려고 마음먹으면 안랩의 앞날을 불보듯 훤하다. 당장 공공기관의 제품 공급을 막힐 것이고 국세청과 금융기관이 나서면 기업 하나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다. 안철수가 이 정도 계산을 안했을리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가 해단식에서 한 발언은 이번 대선에서 어느 쪽 편을 들지 않고 자신의 길을 지지자들과 함께 가겠다는 정치 출정식이다. 그건 자신이 주장한 혁신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정이 맞는다면 안철수가 해단식에서 문재인 당선을 위한 적극적 지지 표명은 애시당초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고 외생변수가 많아서 이후 안철수나 문재인이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대선은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불확실성의 정치지형이 투표 직전까지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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