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국민검사' 안대희의 뒷모습

카테고리 없음

by 문성 2012. 12. 21. 23:35

본문

‘칼날 검사’의 말은 허명이 아니었다.  끊고 맺고 진퇴를 분명히 했다.  그래서 불혀진 게 '칼날 검사'다.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사진)의 처신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다. 

대선판에서 김칫국 마실려고 아우성치는 정치인들이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반면교사의 행동이다. 

혼탁한 도심에서 벗어나 공기맑은 숲속에서 맑은 공기를 가슴 깊이 훅 들여마신 듯한 기분이다. 상큼하다. 그의 처신에 정말 한치의 흔들림도 없다. 진흙탕 여의도 정치판에 활짝 핀 한송이 연꽃을 보는 느낌이다.  안대희를 다시 봤다. 이래서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다.

 

그는 이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다. 그런데  그는 과실을 탐하지 않고 미련없이 돌아섰다. 박수갈채를 뒤로 한채 빈손으로 떠났다. 이게 아무나 할 수 있는가.

서울 여의도동 새누리당 당사 5층에 마련된 안 위원장의 사무실에서 짐을 챙겨 18일 나갔다. 모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기쁨에 도취해 있을 시간에 그는 아무도 모르게 사무실을 떠났다. 그런 사실을 이튼날인 19일 알게 됐다. 안 위원장의 책상 위는 종이 한 장 남아 있지 않은 깨끗한 상태였다고 전한다. 그의 깔끔하고 분명한 성격을 엿볼수 있다.

 

안 위원장은 21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내 임무가 끝났으니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내가 이렇게 했다고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하라고 부담을 주기도 싫다. 내 일이 기사로 나오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게 쉬운 일인가. 천만의 말이다.  가진 자들의 자기 희생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여의도 바닥에서는 좁쌀만큼 공을 세워도 과대 포장해 자가 발전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입만 열면 세 과시고 권력자와 친밀도를 훈장처럼 내세운다.  만약 이들이라면 어께에 힘 주면서 박근혜 당선인 주변에서 세를 과시했을 것이다. 

 

박근혜가 대통령 당선인이 되자  여의도 당사로 달려나온 정치 부나비들이 많았다.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인사들까지 박근혜 앞에 나타나 줄서서 눈도장 찍으려고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식상한 인사들의 눈도장 찍기 위한 행동은  볼썽 사납고 눈꼴시렸다. 그들이 박 당선인 주위에 나타날수록 박 당선인의 이미지는 나빠진다. 저런 사람들 데리고 국정을 펴 나갈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국민 눈높이에 미달하는 그들이 국민을 위해 할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그런 인사들에 비하면 안대희는 얼마나 당당하고 떳떳한가. 까마귀 속 백로같은 존재다.  그는 노무현 전대통령과 사시17회 동기다. 25세 때 최연소 검사로 임관한 뒤 부산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중수1·3과장,서울지검 특수1·2·3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서울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할 때는 서울시 버스회사 비리사건, 대형 입시학원 비리, 설계감리 비리 등을 수사했다.  대검 중수부장 시절 국내 굴지의 재벌비자금 수사와 한나라당 등 불법 정치자금 비리 수사를 원칙대로 해 전현직 대통령의 최측근을 기소했다. 그로인해 '국민 검사'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후 대법관을 역임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수차례에 걸쳐 간곡한 요청으로 대선 캠프에 참여해 정치쇄신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청렴하다. 한 집에서 수십년간 살고 있다.

 

안대희의 뒤를 이어 이학재 비서실장과 대선을 총괄해온 김무성 본부장과 김성주 선대위원장 등도 박근혜 당선인의 부담을 덜어주고 성공적인 대통령직 수행을 위해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훌훌 털고 떠났다. 김 본부장은 대선 공신중의 공신이다. 그런 그도 종이 한장 달랑 붙여 놓고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다. 새누리당에 부는 새바람이다.

 

진흙탕 정치판에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사람은 정말 보기 힘들다. 권력자 눈도장을 찍어 한자리 해볼까하면서 주위를 맴도는  여의도에서 빈손으로 떠나는 이들의 뒷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안대희는 '국민검사'라는 애칭이 부끄럽지 않다. 안대희를 벤치마킹하는 정치인들이 더 나와야 한다. 버릴 때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안대희는 권력 대신 국민의 마음을 얻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