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정무수석실 신임 정무비서관에 주광덕(53.사진)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 16일부터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전직 국회의원이 1급 비서관으로 임명되자 “청와대가 여의도 홀대”라거나 “격(格)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은 차관급 대우다. 하지만 말이 차관급이지 그 앞에서 장관들도 굽실댄다. 게다가 특혜가 많다. 그런 국회의원을 청와대 수석도 아닌 수석아래 1급인 비서관으로 임명했으니 국회의원들이 뒷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옳지 않다. 전직 국회의원이라고 차관급 이상에 임명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가. 현직이 아닌 이상 일반인과 다를 게 뭐가 있는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국회의원의 의식이 문제다. 한번 국회의원은 영원한 국회의원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 정부나 국민은 전직 의원에게 최소한 차관급 대우를 해야 하는가.
만약 격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당사자가 청와대 제안을 고사하면 될 일이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 직급에 불만이 있다면 그만 두면 된다. 주 정무비서관은 검사출신으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사자인 그가 1급 비서관으로 일하겠다고 결정했다면 뒷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과거에도 고위직을 지낸 이들이 지역발전에 헌신하거나 중앙부처 국장급(2급) 자리에 가서 일한 일이 적지 않다. 박정희 정부시절 도지사와 국세청장을 지낸 김수학 씨가 고향인 경주시 외동읍으로 내려가 그곳 외동읍의 명예읍장을 맡았다.
박정희 정부시절 서울시장과 내무장관을 역임한 김현옥 전 장관은 퇴임후 81년 경남 양산군 장안면에 있는 장안중학교 교장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았다.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현 S&T중공업 회장)은 중앙부처 국장급인 2급인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일했다. 그는 대우전자사장과 대우전자 회장을 지내면서 '탱크주의'로 유명한 스타 기업인 출신이다.
그는 “해보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며 나라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고 싶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 과학기술처 장관과 4선의 국회의원 출신인 이상희 전 장관(현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장)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의 2급(국장급)자리인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으로 일했다.
국회의원들은 이들의 아름다운 변신이 격에 맞지 않다고 보는가.
국민이 보기에는 고위직 인사들의 변신은 아름다운 직급 파괴고, 향기나는 활동이다. 그런 점에서 주 정무비서관에 대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격타령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