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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회장의 거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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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3. 10. 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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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얼마나 잘못했기에 이 난리야"

 

이석채 KT회장(사진)은 검찰 수사에 억울해 할지 모른다. 사심없이 KT미래를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왜 자신을 부도덕한 CEO로 몰아부치고 검찰 수사까지 받아야 하는가. 뒤늦게 염량세태를 절감할 것이다. 특히 그에게 적대적 감정을 가진 KT내부 인사들에게 섭섭한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앞에서는 "회장님, 우리 회장님"하다가 돌아서서 "KT 장래가 어둡다"며 험담하는 이들에게 배신감도 느낄 게다.  

 

 

그러나 이 회장의 오늘은 시사점이 많다. 나무가 높으면 바람도 거센 법이다.이게 세상사다.

 

능력이 출중한 이 회장이 CEO가 된 후 국민기업 KT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통신 1위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들었는가. 그는 왜 KT를 망친 인물로 지탄받는가. 더욱이 초창기 노사간 화기애애한 협력관계가 지금은 적대적 관계로 변했는가. 

 

이 회장은 김영삼 정부에서 정통부장관과 경제수석을 지냈다. 능력이 없으면 오를 수 없는 자리다.

잘나가던 그는 개인휴대통신(PCS) 선정과정에서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배점 방식을 변경했다는 혐의로 2001년 4월 2일 구속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2003년 7월 24일 서울고법 형사2부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2006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이 사건은 DJ정부의 정치보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MB정권 시절이었던 지난 2009년 KT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당시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KT대표이사 추천과정에 김영삼 대통령측이 강력이 뒤를 밀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주변인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YS측이 움직인 점은 분명했다.  그는 취임 6일 만에 KTF와 통합을 발표하고 3개월 만에 정부로부터 합병 승인을 얻어내 “역시 이석채”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3월5일 이 회장은 무분규 임단협을 체결해 신 노동운동을 전개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화합과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였다. 이 회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시일이 지날수록 그의 경영방식에 의문을 갖는 이가 늘었다. 내부 평가부터 엇갈렸다. 왜 그런가. 경력이 화려하고 일류 대학 나와 똑똑한 인물이라고 해서 훌륭한 경영자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이 회장이 이런 지경에 처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첫째, 경영실적이 부진했다. 그가 취임한 후 KT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7월에는 사상 최초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 당기순익도 전년 동기대비 줄었다고 한다. 지난 7월에는 방통위로부터 단말기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7일 처분을 받았다. KT로서는 치욕적인 일이었다. 전직 정통부 장관이 CEO인 KT만 홀로 영업정지를 당했으니 이 회장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이통사들보다 월등한 경영실적을 내고 직원들 대우를 잘해 줬더라면 청와대건 국회건 누구도 쉽게 그의 거취를 거론하지 못할 것이다. 당장 노조가 들고 일어나 반대할 일이다.

 

둘째, 독선의 리더십으로 인화에 실패했다. 잘난 인물이 쉽게 빠지는 함정이다. 장수 혼자서 전투에서 이길수 없다. 지금 KT내부에서는 기존 있던 사람은 ‘원래KT'라고 한다. 이 회장 취임후 온 사람은 ’올레KT'라고 부른다. 그 정도로 내부 갈등이 심하다. 내부 화합이 안된 조직이 실적을 내기는 불가능하다. 내부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지시일변도의 리더십은 측근그룹과 직원간 단절과 갈등의 벽만 만들었다. KT에서 수십년 일 한 사람보다 낙하산 인사가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면 불평불만은 예고된 일이다.

 

셋째, 인사 실패다. 직원은 줄이고 임원은 늘렸다. 기업 오너라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긴축하는 게 정석이다. 그의 연봉은 수십억원이라고 한다. KT는 직원 3000여명을 감원하면서 고액을 받는 임원을 늘렸다. 적자라면 회장부터 연봉을 삭감해야 한다. 노조가 이 회장을 불신하는 이유중의 하나다.   

 

넷째, 낙하산 인사가 많았다. 그들은 통신과 무관한 정치권 인사들이 다수였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14일 국감에서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인사가 36명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이중에는 홍사덕, 김병호 전 의원도 들어있다.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22일 오전부터 KT본사, 관계사 사무실, 임직원 자택 등 16곳에 대해 서류와 회계장부, 컴퓨터 저장장치 등 관련자료를 확보하는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이 지난 2월 수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지하철 5~8호선의 '스마트몰'사업을 강행해 손해를 끼쳤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참여연대는 지난 10월에는 2010~2012년 KT사옥 39곳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특정펀드로부터 감정가의 75%만 받아 회사와 투자자들에게 최대 869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쳤다며 이 회장을 추가 고발했다.

 

지난 8월말 조선일보는 .청와대가 이 히장에게 조기 사임을 요구했으나 이 회장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내와  KT는 이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조선일보에 정정보도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제 관심은 이 회장의 거취다. 이번 검찰 수사는 이 회장의 전임자인 남중수 사장과 흡사하다. 남 전 사장은 참여연대 고발이 없었다. 남 전 사장은 정치권이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는 버텼다. 그러자 검찰이 나섰다. 지난 2008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그는 개인 연루돼 사장직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중도 낙마했다. 털어 먼지 안나는 사람없는 법이다.  

 

만약 이 회장이 8월경 거취를 결정했더라면 검찰 수사는 피했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이미 고발장이 접수된 이상 검찰이 수사는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수사시기를 놓고 이 회장 사퇴를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권력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이 회장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명예로운 퇴진을 원하겠지만 그게 받아들일지는 청와대 의중에 달렸다. 이미 후임 KT회장으로 전직 고위인사들이 하마평이 나돈다. 자리란게 물러나면 남의 것이다. 가진 걸 버림만이 이 회장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줄 것이다. 

 

그는 이제 결단해야 한다. 아쉽지만 물러날 것인가. 끝까지 버틸 것인가. 분명한 점은 이 회장이 더 이상 미루면 그런 선택조차 무의미해질 수 있다. 작은 미련이 자칫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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