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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수모당하는 정 총리의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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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09. 12. 1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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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망가지는 건 시간 문제다.  정운찬 국무총리.
노 정부시절 그는 정치권의 구애 대상이었다. 열린우리당으로부터 범여권 대선후보 추대론의 핵심인물이었다. 서울대 총장을 지낸 그는 지성의 대표 인물이었다. 경제학자로서 그는 존경의 대상이었다.


대권후보군일 때 그는 충청인의 기대주였다.
그러나 세월은 무섭다.
그가 이명박 정부의 국무총리로 취임하고 나서 그는 시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터뜨린 것이 세종시 수정이었다.  세종시 원안을 수정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당연히 벌집을 건드린 격이다. 그는 이 문제로 충청인의  배신자라는 극단적인 비난을 사고 있다.
 대립과 갈등은 오늘날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어떤 구상과 전략을 가지고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지금도 아리송하다.

세종시 수정작업의 총대를 멘 정 총리는 주말인 12일 1박2일 일정으로 고향인 충청도를 방문했지만 날아온 것은 고향 주민의 강한 반발과 분노의 목소리였다.

정 총리는 취임 이후 세 번째인 충청 방문에서 방송토론회 참석(사진.오마이뉴스), 충남 연기군 주민 및 지역원로 간담회, 교회ㆍ사찰 방문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충청 민심 설득에 주력했지만 오히려 수모를 당했다고 한다. 계란 세레도 받았다고 한다.


정 총리는 첫 날인 12일 오후 대전KBS 주최 토론회에서 "지난 두 차례의 방문에서 어떤 분들은 저와 만나는 것을 회피했고 저희 일행이 탄 버스에 달걀을 던지는 분들도 있었다"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고 참으로 안타까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오죽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았으면 그렇게 하셨겠느냐"며 "소중한 삶의 터전을 내주고 대대로 이어온 조상들의 산소까지 옮기셔야 했던 분들의 심정, 잘 헤아리고 있다"고 성난 민심을 달랬다.

그러면서 그는 "어려서부터 음과 양으로 충청도 덕을 많이 입고 그 힘들다는 서울살이를 이겨나갈 수 있었던 제가 내 고향 충청도를 배반하겠느냐"며 "저의 진심을 믿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토론를 마친 정 총리가 탄 버스가 대전KBS 입구를 벗어나려는 순간 2차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또 계란이 날아왔고, 이어 주민간담회를 위해 도착한 세종시 내 `첫마을'에서도 50여 명의 주민은 항의의 표시로 `X'자를 한 마스크를 쓴 채 그를 맞이했다.

정 총리는 `첫마을' 공사현장 사무소에서 주민대표 9명과 1시간여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주민들에 의해 3차례나 발언이 제지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자신의 뿌리인 고향에서 문전박대를 당한 정 총리를 보면서 딱한 생각이 든다. 우선 성난 지역 민심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진진성을 믿어 달라는 말로 달랠 수 있다고 보는가. 특별법으로 만든 세종시 법도 바꾸겠다는 이 마당에  빈손으로 가서 말로 주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  
 너무 안이한 발상이고 무모한 추진 전략이다.

최소한 초안이라도 가지고 가서 "이런 식으로 더 좋은 발전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자 한다. 그러니 주민들도 냉정하게 검토해 반대하지 말아 달라"고 설득해야 그나마 여지라도 있는 게 아닌가. 이런 방식은  충청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대통령의 말도 못믿겠다는 주민들이다. 정 총리가 가서 자신의 진성성만 믿어 달라고 해봐야 충청인들이 믿을 수 있겟는가.  정부의 일처리치고는 하책(下策)중의 하책이다.  이렇게 어슬프고 엉성할 수가 없다.  대안도 없이 주민을 설득하겠다는 게 누구 아이디어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한 때 대권후보로 서로 구애전을 폈던 정 총리의 오늘날 처지가 안타깝다. 하지만 이 또한 그가 선택한 결과다. 그는 지성인이자 경제학자답게 더 구체적이고 논리와 설득력 있게 세종시 문제를 거론했어야 했다.  설득 기간이 길면 그만큼 반발의 강도가 강해지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한 나라 국무총리의 품격이 어설픈 일처리로 인해 어쩌다 이 지경으로 추락했는지 가슴이 답답하다.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야 서로 상생의 길이 될지 정말 앞이 깜깜하다.  정 총리의 구상이 알고 싶다.
빈손과 말만으로는 이 일의 매듭을 풀 수 없다. 이런 점을 정 총리는 정말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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