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함민복 시인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미디어. 게시판

by 문성 2014. 4. 29. 09:40

본문

함민복 시인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아픈 심경을 시로 표현했다.

 

함 시인은 꽃다운 학생들의 희생과 관련한 심정을 ,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이라고 표현했다.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 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 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 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 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 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