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기업이 세계를 놀라게 한다. 지난 9월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그룹 알리바바의 충격이 대표적이다. 당시 알리바바의 공모가는 68달러, 첫날 상장 마감가는 공모가보다 38%나 높은 93.89달러.
"월마트보다 큰 기업이 될 것"이라고 창업자 마윈 회장의 발언에 이날 장중 주가는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200억 달러. 알리바바는 미국이 자랑하는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이베이 등을 보기 좋게 제쳤다.
가난한 영어교사 출신의 마윈 회장은 창업 15년만에 중국 공식 최고 갑부 자리에 올랐다.
마윈 회장은 "향후 15년 뒤 우리 때문에 세상이 바뀔 것을 기대한다"면서 "그때 사람들이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 IBM, 월마트처럼 세상을 바꾼 기업이라고 말해주길 희망한다. 우리는 월마트보다 큰 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은 11일 ‘중국It기업들이 무서운 진짜 이유’란 보고서에서 “전자·IT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오랫동안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중국 IT기업 브랜드 제품을 보면 한국 일본 등 글로벌기업 제품과 같은 성능과 외관을 가지면서도 가격경쟁력에서 앞선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 가격경쟁력의 원천이 저임 덕택이라고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이런 기업들이 단시간 내 자라나도록 밑밥을 뿌려둔 ‘중국적 특색’도 저임과 뚜렷한 연관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자랑해온 저렴한 노동집약 공정에 더해 ‘플러스 알파’가 작용하고 있다면,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의 주요 IT기업 경영자가 한국 일본의 경쟁기업보다 ‘혁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 친화적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IT기업의 4가지 패러다임 시프트로 △ 인터넷 플래폼의 혁신 △SW가 주요 경쟁력의 요소△ 제도 생태계의 완결성 증대△빈익빈형 구조조정 진행 등이며 △13억 인구△사회주의 정부의 당근정책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중국 정보기술업계의 인수합병 규모는 120억 달러로, 한국의 10배가 넘었다
실제 바이두의 창업자인 리옌홍(李彦宏)은 미국 IT 업계에서 다년간 근무한 ‘하이꾸이(海龜)’ 출신이다. 하이꾸이란 외국에서 유학하거나 근무 경험을 쌓고 돌아온 인재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이제 중국의 신흥 IT기업들이 부쩍 강력해진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실리콘 밸리식혁신을 추구하면서 상황은 더욱 낙관하기 어려워졌다”며 “미국에서 한국 일본으로, 이어 중국 시장으로 이어져 온 ‘혁신의 시차(時差)’가 거의 없거나, 역전될 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샤오미에 이어 제2, 제3의 샤오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며 “중국 정보기술 제품의 면면뿐만 아니라 그 바탕에 깔린 혁신동력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혁신제품의 중국 버전을 ‘더 빨리, 더 싸게’ 만들어 내고, 크고 선명한 화면 같은 하드웨어 스펙 중심의 전략이 기존 모델이었다면 2009년 스마트폰이 시장주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소프트웨어 혁신모델로 이행하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보기술기업들의 혁신동력이 자생적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실리콘밸리 등 글로벌 혁신기업과 연계를 맺으면서 중국식으로 변용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중국의 정보기술 경쟁력은 오랫동안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