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메 ”
황소가 회한을 남기고 노을속으로 떠난다.
“어흥”
여명을 헤치고 희망을 물고 백호가 온다. 12월 31일.자정을 기해 서로 임무 교대다.
'좌청룡 우백호'로 등장했던 백호. 2010년 경인(庚寅)년 새해는 ‘호랑이 해’다. 그 가운데서도 60년 만에 맞는 백(白)호랑이띠의 해다.
호랑이는 우리 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동물이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의 마스코트도 ‘호돌이’였다. 2001년부터 대한민국 국가대표축구팀의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대신해 호랑이 문양을 새겼다.
호랑이와 관련해 호축삼재(虎逐三災)라는 말이 있다. 백호는 용맹하고, 앞을 향해 돌진하고, 위풍당당하며, 신속해 흔히 말하는 삼재(三災 .세가지 재앙 - 수재, 화재, 풍재와 전쟁, 질병, 기근)를 쫏는다고 한다. 백호를 보면 운수대통한다는 속설도 있다.
백호는 영물로 신성시한 동물이다. 중국 설화에서는 청룡(靑龍), 주작(朱雀), 현무(玄 武) 등과 함께 하늘의 사신(四神)으로 불렀다.
백호가 우리앞에 나타난 것은 1951년이다. 히말라야에서 백호 수컷이 발견된 것이다.
그후 벵골호랑이와 짝을 맺어 유전자(DNA)를 퍼뜨렸다. 백호의 유전인자는 보통 황색 호랑이에 비해 열성이다.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라 황색의 우성인자만 가진 호랑이들 사이에선 백호가 태어날 수 없지만 각각 흰색의 열성인자를 보유한 암수 황색 호랑이에선 25%의 확률로 백호가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 백호가 처음 들어온 것은 지난 1990년 10월.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과 오하마 동물원에서 각각 암수 1쌍과 수컷 1마리가 당시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에 도입되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5번째 백호 보유국이 됐다. 현재 전세계 백호는 국내에서 사육중인 14마리를 포함해 200여마리에 불과하다.
한편 경인년(庚寅年)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만을 위한 '백호사파리'가 운영된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는 기존 사자와 백호가 동거하는 사파리에 사자 대신 벵갈호랑이를 투입, 오로지 호랑이만을 위한 사파리를 운영한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올해는 국운이 융성하고 나라 살림살이가 풍족해 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불가에서 말하는 삼재도 오지 않고 모두 운수대통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제발 새해에는 정치 경제 사회 등에서 우리를 실망시키고 슬프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새해는 국민의 얼굴에 보름달 같이 환한 웃음이 가득해 지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