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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어제는 "허허" 오늘은"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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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0. 2. 1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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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만큼이나 정치권은 변덕이 심하다.


강도론 논란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허허”하며 웃기만 했다. 청와대측의 해명으로 강도론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런데 11일 상황이 급변했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11일 오전 긴급 브리핑에서 '공식 사과'를 요구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박근혜 의원'이라고 지칭했다.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청와대 내부 기류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표현이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런 청와대의 사과 요구에 대해 "그 말이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는 대로 처리하면 될 것 아니냐"고 측근을 통해 전했다.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그야말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식의 대응이다. 하루만에 청와대의 기류가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청와대 참모 회의에서는 강경한 발언이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볼성 사납다. 두가지다. 백해무익의 논쟁이다. 이건 말꼬리잡기 싸움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 논란이 되는 것은 더 바람직하지 않다. 청와대가 갈등의 중심이 퇴로가 마땅하지 않다. 오래 끌면 발언의 인과를 따져야 하고 대통령 발언에 대한 정밀 분석을 해야 한다. 책임의 비중이 대통령 발언으로 옮길 수 있다. 그럴 개연성이 높다. 대통령 발언의 신중함이 부족해 구설에 오른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다음은 세종시 수정이나 6.2지자체 선거에서 박전대표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갈라서거나 갈등 관계면 세종시 수정은 국회 통과는 어렵다. 지자체 선거도 고전해야 할 지 모른다. 특히 전직 여당 대표와 청와대가 대립해 좋은 일이 뭐가 있나.  아예 분당하기로 작심이라도 했다면 모를 까 그렇지 않다면 청와대가 직접 나서 갈등을 증폭하는 일은 최소화해야 한다.   
 
세번 째는 뒷북 대응이다. 사과를 요구하려면 어제 했어야 한다. 정치는 치밀하게 상대의 반응까지 고려해 몇수를 내다봐야 한다. 전개와 마무리 까지를 염두에 두고 일을 추진해야 설득력이 있다. 정치는 기분에 따라 하는 게 아니다.


청와대 대응에 정가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재권력인 대통령과 미래권력인 박근혜 전대표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으니 그럴 것이다.


박 전 대표이 이런 대응에  이 수석은 곧바로 "우리는 사리와 도리를 갖고 얘기한 것인데, 감정적으로 대응하니 안타깝다"며 재반격에 나섰다.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입'이다. 이 수석의 발언은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 


그러나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 여당의 전대표를 향해 거친 화삶을 날리는 이동관 수석은 그 자리에 합당한지 고민해 보라”고 주장했다. 과거 청와대는 5무 원칙이란 게 있어 대통령 참모는 가급적 정쟁의 중심에 서지 않았다.


정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세(勢)싸움이다. 힘이 있을 때 발언권이 강해지는 것이다.  천하없이 잘난 사람도 국민의 지지세가 없으면 정권을 잡을 수 없다. 


이번 논쟁을  더 계속하면 박근혜 전대표보다는 청와대가 더 우습게 된다. 그동안 나온 말을 보면 박 전대표가 사과할 만한 내용이 별로 없다. 강도론에 대해서도 “대통령 말씀이 백번 맞다”고 전제한 후 말을 덧붙였다.

청와대가 사과하란다고 박 전대표가 고개를 숙이겠는가. 이미 세종시와 관련해 청와대와 박 전대표간 지난 일을 홍준표 의원이 10일 다 밝혔다. “원안대로 할테니 충청권을 설득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박 전대표가 반대한다고 코너에 몰아넣는다면 누군들 가만히 있을리 없다.  


박 전대표는 정치를 몸으로 체득했다. 냉엄한 권력세게를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그보다 정치경력이 배나 많은 노회한 정치인들과 맞짱을 둔  결기도 있다. 그는 누가 뭐래도 자신의 소신 정치를 할 것이다. 청와대는 정권관리를 해야 한다. 갈등관리도 해야 한다.


청와대의 오늘 사과요구가 내일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런 대응은 국정에 별 도움이 안된다. 
지금 지혜를 모아야 할 일이 수두룩하다. 실업난 해소, 경제살리기 등등.  빨리 치졸한  감정싸움은 그만 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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