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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일기-진묵대사9

암자일기

by 문성 2010. 2. 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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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진묵대사가 길을 가다가 개울가에서 거물로 물고기를 잡는 청년들을 만났다.  청년들은 잡은 물고기를 솥에 넣고 어탕을 끊였다. 구수한 냄새가 사방으로 퍼저 미각을 자극했다.


스님이 솥안을 보면서 탄식했다.

 

“잘 놀던 물고기들이 거물에 걸려 솥안에서 고통을 당하는 구나”

 이에 한 청년이 물었다.

“대사께서 어탕을 드시고 싶으신 모양이군요”

“준다면 나는 먹지”


청년이 다시 말했다.

“그럼 이 솥채로 드릴테니 다 드시지요”

진묵대사는 말이 떨어지자 솥을 번쩍 들어 단숨에 어탕을 다 먹었다.

이를 본 청년들이 놀라면서도 장난기가 발동해 스님에게 따져 물었다.

“부처님께서 살생을 금하셨다는데 스님이 어탕을 드셨으니 참 스님이 아니지 않습니까?”

진묵대사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물고기를 죽인 것은 그대들이지만 죽은 고기를 살릴는 일은 내가 할 수 있지”


스님은 옷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더니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수많은 은빛 물고기들이 대사의 항문에서 쏱아져 나와 물속에서 뛰놀았다.

“물고기들아  멀리 가서 놀아라. 다시는 거물에 걸려 솥안에서 삶기는 고통을 당하지 말아라”


청년들은 신묘한 장면에 말을 잇지 못했다. 청년들은 진묵대사에게 절을 하고 거물을 거둬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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