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징역 5년 및 추징금 4600만원을 구형(求刑)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한 전 총리는 고위공직자로서 총리공관에서 업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하는 등 공직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죄질이 높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를 적용했다.
이는 이미 예상한 일이다. 검찰이 기소해 놓은 사건에 대해 구형을 하는 것은 정해진 수준이다.
그러나 극히 이레적으로 곽 전 사장에 대해서는 '선처'를 당부하며 징역 3년6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은 재산을 처분해 횡령금을 모두 갚았다"며 징역 3년6월을 구형했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를 고려해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이런 검찰의 태도는 의미심장한 일이다. 그동안 진술이 오락가락하던 관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 대해 검찰측에 유리하게 진술을 했다는 한 전총리측 변호인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그럴 바엔 검찰이 곽 전사장에게 더 낮 은 구형을 하면 될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한 전 총리의 구형과 무관하지 않은 일이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2006년 12월20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 등과 오찬을 가진 뒤 인사청탁 명목으로 2만 달러와 3만 달러가 각각 담긴 편지봉투 2장을 받은 혐의로 기소했다.
한 전 총리는 최후 진술을 통해 "공소사실 자체가 허구"라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 외부 인사들과 오찬을 하면 자신이 늘 먼저 나왔다"며 "곽 전 사장에게서 5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없고, 2004년 총선 때도 공식 후원계좌로 100만원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또 "2002년 곽 전 사장이 골프채 세트를 선물하겠다고 권했으나 거부하고 모자만 받았으며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도 모 골프빌리지를 방문했던 사실은 인정했다. 곽 전 사장의 주장과 다르다.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일주일 뒤인 9일 서울중앙지법 311호에서 열린다.
이번 사건의 판결은 한 전 총리에게 정치 2막의 최대 고비다. 그가 이번 재판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해소해야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할 수 있다. 그한테 오는 9일은 운명의 날이다. 재판부가 이번에 어떤 판결을 내릴지 한 전총리나 친노세력들에게는 정치적 고비다.